지상파 방송3사 대선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고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보수층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지만 막판 뒤집기에 역부족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호남 공략에 온힘을 쏟았으나 문재인 후보를 선택한 호남의 민심에 3위에 그치는 쓴잔을 들었다.
◆ 문재인, 대구·경북 제외한 전국에서 고른 지지 받아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가 9일 실시한 제19대 대통령선거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가 대구와 경북 등 이른바 TK지역을 뺀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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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문 후보는 서울에서 43.9%의 지지를 얻었다. 안 후보(22.8%)와 홍 후보(18.9%)보다 2배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문 후보는 경기·인천에서도 42.7%의 지지를 얻어 안 후보와 홍 후보를 크게 제쳤다.
문 후보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등 PK지역에서도 홍 후보를 따돌렸다. 문 후보는 부산·울산·경남에서 36.7%의 지지를 얻어 33.9%의 지지를 얻은 홍 후보를 근소하게 앞섰다.
충청과 강원·제주에서도 모두 1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패배를 안긴 호남에서도 승리했다. 문 후보는 호남에서 62.7%의 지지를 얻었을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 지역 2위인 안 후보(27.5%)를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이다.
문 후보는 세대별 투표에서도 60대 이상을 제외한 20~50대로부터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30대 유권자의 56.9%와 40대 유권자의 52.4%가 문 후보를 지지했다. 문 후보는 20대 유권자의 47.6%, 50대 유권자의 36.9%로부터도 지지를 받았다.
50대 유권자는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낸 세대다.
◆ 홍준표, 막판 보수층 결집에 성공했으나 한계
홍준표 후보는 막판 표몰이에 성공하며 출구조사에서 2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으나 대구·경북과 60대 이상의 유권자를 중심으로 지지를 얻어 한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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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에서 48.1%의 지지를 얻어 20.7%의 지지를 받은 문 후보를 크게 앞섰다.
홍 후보는 부산·울산·경남에서 33.9%의 지지를 받으며 2위에 머물렀으나 문 후보와 차이가 3%밖에 나지 않아 선전했다.
홍 후보는 대선레이스가 시작된 초반만 하더라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위권을 기록했다. 하지만 막판에 보수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표몰이에 나선 결과 이른바 ‘집토끼 지키기’에 성공하며 약진했다.
홍 후보는 60~70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60대 유권자의 45.8%, 70대 이상 유권자의 50.9%가 홍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서 60대 이상 유권자의 비중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넘는다.
◆ 안철수, 호남 지지기반 대거 이탈
안철수 후보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안 후보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전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곳이 단 하나도 없었던 것이 이번 출구조사에서 3위까지 밀리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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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
특히 지난해 국민의당을 원내 제3당으로 만들어준 호남에서도 문 후보에게 밀렸다.
안 후보는 호남에서 27.5%의 지지를 얻어 62.7%의 지지를 받은 문 후보에게 크게 졌다.
호남은 그동안 ‘될 사람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려왔는데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한 셈이다.
안 후보는 2015년 말에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을 창당한 뒤 두달 만에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거뒀다.
하지만 불과 13개월 만에 호남에서 지지기반을 잃으며 향후 국민의당의 앞날을 두고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안 후보는 대선을 한달 앞둔 시기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대선토론 등을 거치며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