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이 2개월 동안 공석이던 사장 인선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대우증권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자회사로서 그동안 정부 관련 인사가 주로 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최근 KB금융 사태 등 금융권에서 외부인사 영입에 따른 갈등이 불거지면서 대우증권 사장 인선에서 내부인사 출신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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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삼규 KDB대우증권 수석부사장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지난 26일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사장 선임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대우증권 사장 선임은 사추위가 후보 추천을 받은 뒤 심층면접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하도록 돼 있다. 이사회는 10월30일 사장후보를 결정한 뒤 11월14일 임시 주총에서 이를 확정한다.
금융권 인사들은 대우증권 차기 사장이 내부인사 중 한 명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사추위가 후보검증을 시작한 인사는 이삼규 대우증권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총 6명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부사장 외에도 현재 대우증권 경영자문을 맡고 있는 이영창 전 부사장과 김국용 홍성국 황준호 김성호 현 부사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
산업은행에서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이삼규 수석 부사장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우증권 내부출신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 사추위는 회사 충성도가 높고 리더십이 있는 내부인사를 차기 사장 후보감으로 보고 있다”며 “책임감 없이 거액의 연봉과 성과금만 받고 나가 먹튀 논란을 일으킨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산하 증권사라는 점 때문에 그동안 금융위원회나 청와대가 선호하는 인사가 사장으로 임명돼 왔다.
김기범 전 대우증권 사장이 돌연 사퇴한 뒤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박동영 전 대우증권 부사장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최근 KB금융 사태의 근본 원인이 낙하산 인사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대우증권 안팎에서도 내부인사를 사장으로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 금융권 인사들은 일단 차기 사장 후보군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에서 잠시 일했던 전직 임직원들도 후보검증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사추위는 이달 말로 예정됐던 임시주총을 11월14일로 미룬 상태다. 연기 이유에 대해서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후보군에 대한 검증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업계 사람들은 외부인사가 사장으로 오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충성심 없이 잠깐 얼굴만 비치고 가는 인사는 회사발전을 방해하고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