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벌크선사인 팬오션이 선대운용 비용을 줄인 덕에 올해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4일 “팬오션은 중고선박 매입과 장기용선 등을 통해 선대를 늘리고 있다”며 “벌크선 수급개선에 따라 건화물선운임지수(BDI)도 오를 것인 만큼 사선을 운용하는 데서 적자폭도 줄어 올해 실적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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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성엽 팬오션 대표이사 사장. |
팬오션은 하림그룹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5월2일 기준 50.89%의 지분을 보유한 해운선사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탱커선으로 철광석과 곡물, 원유 등을 실어 나르는데 벌크선 매출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65%로 벌크선 운송을 전문적으로 한다.
팬오션은 지난해 4분기 195척에서 올해 1분기 215척까지 선대를 늘렸다. 선대를 늘릴 때 중고선박을 매입하거나 장기용선 등을 활용해 선박운용에 드는 비용을 절감했다.
중고선박은 새 선박보다 값이 싸다. 장기용선은 계약할 때 운임지수를 토대로 임대료를 결정하는 방식인 만큼 일반적인 용선을 운영할 때보다 운임상승으로 수익을 더욱 챙길 수 있다.
이에 더해 팬오션은 사선 가운데 일부만을 전용선으로 이용하고 나머지를 단기운송계약에 활용하기 때문에 운임이 오를 경우 수익을 더욱 늘릴 수 있다. 2016년 말 기준 보유한 사선 가운데 46.6%를 전용선으로 쓰고 나머지를 단기운송계약 등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선계약은 운임이 고정되어 있지만 단기운송계약은 화물 수송수요가 있을 당시 운임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만큼 운임지수가 오르는 데 따른 수혜가 크다.
벌크선 운임지수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선복량 증가율은 2.3%인 데 반해 물동량 증가율은 2.8%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평균 건화물운임지수는 1014포인트로 예상되는데 지난해보다 50.1% 올라가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벌크선 수요가 비수기에 들어가면서 건화물선운임지수가 단기적으로 떨어졌을 뿐”이라며 “수급 개선에 따른 건화물선운임지수 상승이 여전히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팬오션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530억 원, 영업이익 2320억 원, 순이익 18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20.2%, 영업이익은 38.1%, 순이익은 91.8% 늘어나는 것이다.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170억 원, 영업이익 410억 원을 낸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4.0% 증가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팬오션은 1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소폭 밑돌 것”이라며 “건화물운임지수가 단기적으로 급등하는 데 수혜는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분기실적보다는 5개 분기 연속으로 이어진 영업이익 감소세를 끊었을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건화물운임지수가 오르는 효과와 이익개선세가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