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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아마존의 태블릿PC에서 앞으로 ‘킨들(Kindle)’이란 이름을 찾기 어렵게 됐다. 아마존이 태블릿PC 브랜드에 ‘파이어(Fire)’라는 이름만 붙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스마트폰과 TV 셋톱박스 등 파이어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다른 스마트 기기와 통일된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
그러나 킨들에 비해 낮은 파이어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할 때 아마존의 전략이 자칫 태블릿사업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아마존, 태블릿에 ‘파이어’만 붙인다
아마존이 킨들이라는 이름을 아마존 태블릿PC 라인업에서 빼고 있다고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이 25일 보도했다.
씨넷은 “아마존은 이제 아마존의 태블릿PC을 단순히 ‘파이어HD’나 ‘파이어HDX’로 부르고 있다”며 “아마존 대변인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마존은 2011년 11월 출시된 첫 번째 태블릿PC ‘킨들파이어’부터 계속해 킨들이라는 이름을 아마존 태블릿에 붙여왔다. 킨들은 2007년 출시된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로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가장 유명한 브랜드다.
씨넷은 아마존이 태블릿PC 브랜드를 바꾼 것은 앞으로 태블릿과 전자책 단말기 제품군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대신 스마트폰인 ‘파이어폰’과 TV용 셋톱박스 ‘파이어TV’와 같은 이름을 사용해 스마트 기기 제품들의 통일성을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전문가 롭 프랑켈은 “고객들은 킨들을 태블릿이 아닌 전자책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아마존이 브랜드 이름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베조스의 리브랜딩 전략, 악수되나
하지만 아마존의 이런 전략이 오히려 태블릿PC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널리 알려진 킨들에 비해 파이어는 아직 소비자들에게 생소해 브랜드를 보고 구매할 사람들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킨들을 통해 세계 전자책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아마존의 전자책시장 점유율은 65%나 된다.
반면 지난 7월 말부터 판매가 시작된 아마존의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은 낮은 인지도 탓에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지난 9일 출시된 지 두 달도 안 돼 당초 199달러(2년 약정 기준)였던 파이어폰 가격을 99센트까지 떨어뜨렸다. 사실상 공짜 수준이다.
파이어 태블릿PC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17일 99달러짜리 초저가 태블릿PC ‘파이어 HD6’을 비롯해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한 ‘파이어 HD7’과 ‘파이어 HDX8.9’ 등을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잠잠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태블릿PC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은 1.9%로 1년 전 3.7%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프랑켈은 “파이어폰의 평판이 미지근한 상황에서 태블릿을 여기에 결합하는 것은 아마존의 실수”라며 “적어도 킨들은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리스 IDC 애널리스트도 “파이어폰이 잘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아마존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솔직히 말해 나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