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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방송토론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진보진영의 대선후보들이 넘지 못했던 득표율 ‘5%의 벽’을 넘어설 가능성도 나오면서 정의당은 '사표론'을 물리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 후보는 24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심상정에게 주는 표는 절대 사표가 아니다”며 “심상정이 받는 지지율만큼 대한민국 사회가 개혁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권자들이 사표를 우려해 그동안 될 사람을 밀어줬을 때 대한민국이 어디로 갔느냐”며 “심상정의 득표율이 낮으면 다음 대통령은 촛불을 쉽게 배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선거대책위원장도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심 후보의 정책공약이 좋다는 사람이 참 많은데 받은 표만큼 공약이 반영되고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를 넘어서자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사표론’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심 후보는 최근 세차례 열린 대선후보 방송토론회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후보로 여러 매체의 토론평가에 오르내리면서 지지율이 1개월 전 2~3%대에서 2배 가까이 올랐다.
지지율 5%는 여러 선거에서 앞으로 치고나갈 가능성이 있는 잠정적 기준으로 쓰인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토론회에 초청하는 후보기준 가운데 하나도 평균 지지율 5% 이상이다.
정의당 소속인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수가 다른 정당보다 훨씬 적은 점을 감안하면 이 지지율이 득표율 5%로 연결돼야 다음 지방선거와 총선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진보정당의 대선후보들은 득표율 5%를 넘은 적이 한번도 없는데 이때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이 지방선거와 총선의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심 후보의 선거대책위 홍보팀이 최근 SNS에서 몇몇 매체의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5%의 벽을 돌파했다”며 “최소한 ‘돼지흥분제 후보’보다는 높아야 한다”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심 후보가 득표율 5%를 얻으려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이에서 흔들리는 표심을 최대한 끌어오는 일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4월 18~20일에 전국 성인 1004명을 무선전화면접(85%)과 유선전화면접(15%)으로 조사한 결과(응답률 2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심 후보의 지지자 가운데 40%만 상황변화와 관계없이 계속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같은 조사에서 심 후보에게 ‘호감이 간다’고 대답한 사람이 전체의 48%를 차지해 2주 전보다 15%포인트 뛰었지만 굳건한 지지를 여전히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2002년 대선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6%로 집계됐지만 실제 득표율은 3.89%에 그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도 대선구도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접전으로 흘러가면서 권 후보가 ‘사표론’의 피해자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심 후보는 지지율이 비교적 낮은 점이 오히려 소신정책을 통한 차별화로 나타나면서 방송토론회에서 선전할 수 있었다”면서도 “최종적인 득표율을 끌어올리려면 호감을 얻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표심리를 최대한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