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협상을 조기에 마무하지 못하면 소형SUV 코나, 제네시스 G70 등 신차생산에 차질을 빚어질 수 있어 노무를 담당하는 윤갑한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보다 1달 정도 앞선 20일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상견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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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갑한 현대차 사장. |
현대차는 늦어도 9월 전에 노조와 교섭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노조가 9월에 새 집행부 선거를 진행하는 데다 현대차 노조의 지위가 금속노조 지부에서 지회로 변경되는 시점도 9월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로선 9월 전에 교섭을 끝내지 못하면 교섭상대가 바뀌기 때문에 원점에서 다시 교섭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노조가 교섭 장기화로 생산에 집중할 수 없게 되면 현대차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6월에 소형SUV 코나를, 하반기에 제네시스 중형세단 G70을 출시한다.
코나는 수요가 늘고 있는 소형SUV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고 G70은 기존 제네시스 차량보다 낮은 차급으로 고객층을 넓히는 엔트리모델이어서 생산력이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
두 차량 모두 국내공장에서 생산돼 미국, 유럽 등에 수출되기 때문에 원활한 공급을 위해 국내공장의 생산안정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가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차 출시일정을 엇갈리게 잡아서 현대차 신차출시가 공급차질로 미뤄지면 기아차도 피해를 볼 수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노조파업 탓에 11월 말로 새 그랜저 출시를 미루자 기아차도 같은해 연말 출시하려던 새 모닝을 올해 1월에 출시할 수 있었다. 기아차가 당시에 노조파업 탓도 있었지만 새 그랜저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새 모닝 출시를 미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기아차는 같은 차급의 현대차 신차와 출시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6월 경에 중형 스포츠세단 스팅어를, 하반기에 소형CUV 스토닉(가칭)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가 판매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노사가 올해 만큼은 교섭을 조기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임금에 더해 단체협약을 놓고도 교섭을 벌어야하는 부담감이 크다.
현대차는 1분기에 내수판매를 지난해 1분기보다 0.7% 소폭 늘렸지만 해외수출은 8.7% 줄었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12년 만에 전면파업을 벌이는 등 모두 24차례 파업을 벌이고 12차례 주말특근을 거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파업으로 생긴 생산차질 규모가 12만2천여 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국내판매는 전년보다 7.8% 줄었고 해외수출도 12.5% 감소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을 15만4883원 인상하고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회사에 요구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노조 요구안에는 △완전한 8+8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해고자 원직복직과 고소고발, 손배가압류 철회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발전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수당체계 개선 △연구직 직급체계 개선과 연구소 리프레시센터 건립 등이 담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