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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주최 ‘직능 시민사회단체 전국대표자 대회'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지율 상승국면에서 고비를 맞았다.
안 후보를 향한 검증공세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안 후보의 말실수 파급력도 커지고 있다.
안 후보가 이 번 고비에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지지층 이탈이 본격화할 수도 있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14일 당 공보실을 통해 “안 후보 비서진에게 업무부담을 준 점은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며 “더욱 엄격해지겠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안 후보 보좌진들에게 기차표 예매, 강의자료 준비 등 개인적 일을 지시했다는 보도에 대해 바로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번 사안은 그만큼 안 후보를 향한 검증공세가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검증공세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동생인 안상욱씨가 33년 전 1984년 대구한의과대학 재학시절 성적조작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 후보 측은 30년도 더 지난 일을 끄집어 낸 것은 검증의 범위를 벗어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안 후보 말의 파급력도 커지고 있다. 자칫 실수를 할 경우 수백만 표가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1일 서울 방이동에서 열린 2017년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 참석해 이른바 ‘아재 개그’를 선보였는데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맞았다.
안 후보는 “제가 최근에 들은 게 하나 있다. 대머리가 되면 생기는 매력이 있다. 아는가”라고 물은 뒤 “그게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탈모인이 모이는 디시인사이드 ‘탈모갤러리’는 난리가 났다. ‘탈모인을 비하했다’‘저런 농담은 웃기지도 않고 우리에게 상처다’‘가뜩이나 머리 빠져서 힘든데 대선후보가 놀려서 더 힘 빠진다’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흐르자 결국 안 후보는 “예, 다 분위기 좋게 하자고 한 말인데 앞으로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습니다”라며 꼬리를 내려야 했다
안 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나오고 있다.
부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1+1 채용의혹’, 미국 유학 중인 딸 설희씨의 재산형성의혹, 안랩 지분 편법 강화 의혹 등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의혹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앞으로 검증국면에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하나하나가 안 후보에게 치명상을 안길 수 있는 ‘지뢰’들이다.
안 후보 입장에서 이번이 사실상 첫 검증무대다. 안 후보는 상대진영의 검증공세를 두고 ‘전형적인 네거티브’‘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는 식의 평이한 대응에 그치고 있는데 언제까지 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13일 있었던 19대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 등 경쟁자들의 파상공세에 안 후보는 마치 ‘화가 난 듯한 모범생’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런 자세로 험난한 검증국면을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급등한 것은 박근혜 게이트로 방황하던 보수층의 표가 안 후보쪽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14일 발표된 한국갤럽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도가 24%인데 비해 안 후보의 지지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37%라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한국갤럽은 “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불확실성 또는 변동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가 맞이한 첫 고비에서 검증공세를 뛰어넘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지층은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