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로 선보이는 음성인식기능 ‘빅스비’가 갤럭시S8의 흥행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3일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갤럭시S8의 주요기능으로 내세우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며 “구글과 직접적인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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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인공지능서비스 빅스비를 최초로 적용했다.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인식하고 수행하는 기능과 카메라가 받아들인 이미지를 해석하는 기능 등이 적용됐다.
애플과 구글, MS와 아마존 등 글로벌 주요 IT기업이 음성인식기능을 놓고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구글이 갤럭시S8을 포함한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음성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를 적용해 내놓으며 빅스비는 구글의 서비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포브스는 “구글어시스턴트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구글이 축적한 정보와 기술력에 비교하면 빅스비는 매우 불리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며 “소비자들에 쉽게 외면받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빅스비를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전용 버튼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버튼을 이미 다른 기능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공유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의 설문조사결과 갤럭시S8에서 빅스비를 사용할 생각이 없다는 소비자는 61% 정도를 차지했다. 26%는 ‘일단 시험해 보겠다’고 응답했고 13%만이 ‘적극 사용하겠다’고 대답했다.
폰아레나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며 “빅스비가 초반에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빠르게 포기하고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빅스비는 이제 걸음마를 떼는 단계이기 때문에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비춰보면 빅스비가 갤럭시S8의 흥행에 크게 기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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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구글어시스턴트'(왼쪽)와 삼성전자 '빅스비'. |
하지만 삼성전자가 빅스비를 사물인터넷과 전장부품 등 여러 분야로 넓혀 생태계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적용분야를 확대하면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음성인식서비스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오랜 기간 축적되는 사용자의 활용정보가 절대적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갖춰 사용자기반 확보에 이점을 안고 있다.
갤럭시S8 역시 디자인만으로 충분히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빅스비의 기술력이 비교적 뒤처져도 판매에 크게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포브스는 “갤럭시S8의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며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는 제품으로 세계시장에서 흥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의 초반 예약판매량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갤럭시S7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빅스비의 실제 사용경험과 관계없이 이미 강력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