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알선수재·사기 피의자로 체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 전 이사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처음으로 폭로해 박근혜 게이트의 시발점이 된 인물이다.
![]() |
||
▲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
고 전 이사 변호인은 “검찰의 체포영장 신청과 발부된 영장 집행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12일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다. 체포적부심이란 수사기관의 체포가 부당하거나 체포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될 경우 법원에 석방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고 전 이사 변호인은 “월요일에 소환에 응하겠다고 분명히 의사를 밝힌 상황인데 하루 지난 화요일에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7일 고 전 이사에게 10일에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고 통보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1일 저녁 고 전 이사를 체포해 서울중앙지검에 인치했다. 고 전 이사는 알선수재 및 주식투자 관련 사기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영태 씨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기 때문에 체포한 것”이라며 “변호사에게 전화가 오긴 했으나 선임계를 내지 않은 변호인의 출석의사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고 전 이사의 체포시점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영장 기각 시점이 맞물리면서 고 전 이사 체포가 우 전 수석의 영장기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고 전 이사 변호인은 “사기죄의 경우 이미 경찰 수사를 진행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고 알선수재도 이렇게 긴급체포를 해야할 성격의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것과 관련해 균형을 맞추려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 전 이사는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으로 펜싱을 그만두고 2008년 ‘빌로밀로’를 세워 여성용 가방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가방을 팔다 최씨와 친분을 쌓게 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인연이 닿았다. 빌로밀로 핸드백은 2012년 대선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하면서 일명 ‘박근혜 가방’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최씨 소유의 페이퍼컴퍼니 더블루K 이사 직함을 달고 최씨가 스포츠사업 명목으로 대기업들로부터 이권을 챙기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최씨가 고 전 이사를 함부로 대하기 시작하면서 둘 사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우습게도 최씨에게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정유라씨가 키우던 개가 제공했다.
최 씨가 딸인 정유라 씨의 강아지를 고 전 이사에게 맡겼는데 이 강아지를 제대로 돌보지 않자 크게 꾸짖었고 이때 결정적으로 마음이 돌아섰다는 것이다. 고 전 이사는 이 사건이 있은 뒤 언론사를 찾아가 최씨의 국정농단을 제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