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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왼쪽)과 최순실씨가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최순실씨의 뇌물죄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챙겨주려고 여러 스포츠 종목들 가운데 유독 승마에 집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의 뇌물죄 2차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축구나 배구, 농구 등 중요 종목도 많은데 박 전 대통령이 유독 승마만 챙겼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진술했다.
노 전 국장은 “박 전 대통령이 체육 관련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두가지가 체육영재발굴 및 육성과 승마 관련 문제”라며 “승마대회, 말산업 발전, 승마선수 문제 등을 많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노 전 국장은 자좌천됐던 이유도 최순실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참가한 승마대회 판정시비를 조사한 뒤 정씨에게 불리한 보고서를 올려 밉보였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2013년 9월 한달 동안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가 그해 10월 문체부 산하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으로 좌천됐다.
특검이 “박 전 대통령이 수첩에 증인의 이름을 적어 ‘나쁜 사람’이라고 적고 인사조치 지시했다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노 전 국장은 “나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보고될 수 있는 일은 정유라 관련 (승마)보고서밖에 없는데 (청와대가) 원하는 대로 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아서 좌천당했다”고 대답했다.
노 전 국장에 따르면 2013년 4월경 상주에서 열린 전국 승마대회에서 정유라씨가 준우승을 한 뒤 모철민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승마협회의 문제점에 대해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박 전 전무가 승마협회 임원 7명을 문책해야 한다는 둥 편파적인 발언을 하자 노 전 국장은 따로 승마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더 조사를 진행했다. 그 뒤 ‘(박씨를 포함한) 양쪽 모두 문제가 있다. 추후 조사를 해야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에 올렸고 2013년 8월 박 대통령으로부터 ‘나쁜사람’으로 지목당한 뒤 대기발령을 받았다.
노 전 국장은 “박원오라는 사람이 주장하는 7명을 문책하라는 건 ‘살생부’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에는 판단하지 못했지만 지금와 보면 정유라씨의 국가대표 선발 내지는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특검은 박원오랑 제가 합심해 유연이(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를 돌봤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최고 코치가 유연이 실력을 인정한 것일 뿐”이라며 “한번도 박원오에게 딸의 뒤를 봐주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