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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 간사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의 원전사업 확대중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줄리아 소콜로비쵸바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팀장, 김미경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윤 의원, 이지연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그린피스> |
한국전력공사의 영국 원전수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주요 대선후보들이 원전축소를 공약하고 있는 만큼 5월 대선으로 정권이 바뀌면 한국전력이 영국 원전수출에 탄력을 받기 힘들 수도 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적으로 원전사업이 쇠락하는 가운데 한국 원전산업계만 이런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며 “한국전력은 원전사업 확대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016년 세계원전산업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력생산에서 원전의 비중은 1996년 17.6%에서 2015년 10.7%로 떨어졌다. 건설 중인 원전 수는 1979년 234기에서 2016년 55기로 크게 줄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전력이 영국으로 원전을 수출하며 원전사업을 확대한다고 비판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성명서에서 “도시바가 영국 뉴젠 컨소시엄의 모든 투자위험을 떠안게 되면서 이를 한국전력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한국전력의 뉴젠 컨소시엄 인수 참여는 제2의 자원외교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도시바는 자회사인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에 따라 원전사업을 축소하면서 뉴젠 컨소시엄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전력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뉴젠 컨소시엄은 2019년부터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지역에 3.8GW(기가와트)규모의 원전 3기를 짓는 프로젝트로 사업비는 최대 150억 파운드(약 2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렉 클라크 영국 비즈니스에너지산업부 장관이 4일 한국을 직접 찾아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등을 만나면서 한국전력의 뉴젠 지분의 인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뉴젠 지분은 애초 도시바와 프랑스 전력회사 엔지가 각각 60%와 40%씩 들고 있었는데 웨스팅하우스의 파산으로 엔지가 매각권리를 행사하면서 도시바가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김미경 그린피스 서울서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기자회견에서 “해외투자자들은 무어사이드 원전에서 이미 손을 뗀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전력의 원전사업 확대는 국민혈세를 써가며 가라앉는 배에 올라타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한나 마틴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에너지팀장은 서신을 통해 “클라크 장관은 웨스팅하우스가 파산하고 투자파트너인 엔지가 발을 빼자마자 한국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5천 마일이 넘는 거리를 날아갔다”며 “ 원전보다 환경적 영향이 적은 재생가능에너지가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영국 정부의 원전 확대정책은 갈수록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과 그린피스는 한국전력이 뉴젠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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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주요 대선후보들이 탈원전정책에 뜻을 함께 하는 점도 한국전력의 영국 원전진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은 신규원전 건설중단 및 백지화, 노후원전 수명연장금지, 재생에너지 확대 등 원전 축소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40년까지 모든 원전을 페쇄하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2040한국탈핵법’을 주요공약으로 내걸었다.
5월9일 대선으로 정권이 바뀔 경우 한국전력이 원전사업 확대는 물론 영국의 원전수출을 놓고 정권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전력이 정책흐름을 무시하고 원전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서는 안 된다”며 “한국전력은 원전확대 대신 국민들이 원하는 탈핵과 재생가능에너지 전환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원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는 모임으로 우원식·김영춘·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종오 무소속 의원 등이 활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