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정부가 북한 압박강도를 높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단기적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겠지만 미국이 실제로 북한을 선제타격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대북 리스크가 국내증시에 끼치는 영향은 앞으로 2주 동안 절정에 이를 것”이라며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실제 진행될 경우 그 시점이 최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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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지수가 11일 전날보다 9.47포인트(-0.44%) 떨어진 2123.85로 거래를 마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뉴시스> |
북한정권이 주요 기념일을 맞이해 미사일 위협 및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1일 김정은 국방위원장 취임 5주년 및 북한 최고인민회의, 15일 김일성 전 주석 생일, 25일 북한군 창건일 등 주요 기념일들이 이번주와 다음주에 몰려있다.
다만 미국이 북한을 선제적으로 타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시리아를 공습한 이유인 인도주의적 차원 및 미국의 이익 등과 같이 북한을 선제적으로 타격할 명분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미-중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동의한 상태인 데다 통상부문에서 협력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이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변 연구원은 파악했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도 “북한 주변에 러시아와 중국, 한국, 일본 등이 위치한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하면 미국의 북한 공습은 특정국가를 대상으로 한 보복조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 지구적 분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며 “결국 북한의 기습도발에 대응한 압박카드 성격으로 현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북핵 리스크와 함께 트럼프 정부의 경기부양정책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반대 방향을 나타내는 금 가격과 미 달러화 가치가 최근 함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증시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대북 압박 강도 높아지면서 당분간 대북 리스크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며 “다만 국내 금융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고 기초체력 측면에서 미-중 무역마찰 위기해소 등 긍정적인 이슈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북핵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10일 금융시장의 지표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급등 또는 급락이라는 표현 쓰기에는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으로 증시에 반영된 데다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과 관련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코스피지수는 11일 전날보다 9.47포인트(-0.44%) 떨어진 2123.8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장중에 2117.82까지 하락하며 2020선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악재로 작용한 대북 리스크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데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외국인투자자는 7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였다.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127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313억 원, 기관투자자는 97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한국전력(0.79%)을 제외한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 하락폭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0.81%, SK하이닉스 –0.31%, 현대차 –2.40%, 네이버 –5.87%, 포스코 –0.37%, 삼성물산 –0.80%, 신한지주 –0.43%, 현대모비스 –1.58% 등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23포인트(0.36%) 오른 621.64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하락폭이 컸던 만큼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255억 원, 기관투자자는 12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32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3.6원 오른 114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