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자산운용의 가격을 놓고 인수후보들이 눈치싸움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산운용이 대체투자에 강점이 있는 만큼 부동산 등의 운용자산(AUM)이 많아 인수의향자들의 평가가치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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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대신증권, 키움증권 등 적격 인수후보로 선정된 회사들이 현대자산운용의 가치를 매기기 위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은 이번주 안으로 적격인수후보자들에게 실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고 본입찰을 받아 빠르면 4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자산운용이 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강점이 있는 만큼 실사 과정에서 변수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각 인수의향자들의 눈치사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산운용은 규모가 작은 회사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부동산과 항공기, 선박, 인프라 등 특화된 투자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잘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 만큼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이번 매각전에서도 흥행한 것도 현대자산운용의 대체 투자 부문에 눈독을 들이는 증권·자산운용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6일 기준으로 약 7조3800억 원인데 이 가운데 부동산 및 특별자산 등 대체투자 관련 운용자산 규모만 3조200억 원이 넘는다.
자산운용사는 보통 펀드로 투자금을 모집하고 운용자산을 선택해 투자한 뒤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는 다른 금융사들과 달리 어디에서 수익이 나는지와 관련한 수익구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운용자산 역시 중요한 검토사항으로 꼽힌다. 보통은 인수대상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나 부채, 우발부채 등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실사가 종결된다.
현대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대체투자 운용자산은 보통 투자를 시작하면 10~20년까지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고 투자자금의 인출이 빈번하지 않는 장기성 투자 상품인 만큼 이 가치를 추산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인수후보들은 대체투자 운용자산의 잠재적 가치를 각기 다르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아 최종 입찰가를 제시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대체투자인력의 가치도 실사과정에서 평가가 갈릴 수 있는 요소다.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저금리 기조에서 대체투자를 강화하려 하기 때문에 대체투자인력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데 현대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운용자산을 굴리는 전문인력집단의 가치도 획일적이지 않은 만큼 각양각색의 입찰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에 관심을 보이는 인수후보가 많은 것은 현대자산운용 입장에서도 지금이 좋은 조건인 셈”이라며 “운용자산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돼 있다면 그다지 매력적인 인수처가 아니었겠지만 현대자산운용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에 실사과정에도 더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