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가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시내면세점인 갤러리아면세점63이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면세점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
|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갤러리아는 5일 인천공항공사에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제출했다.
한화갤러리아는 2015년 초에 진행된 인천공항면세점 3기 사업자 선정 때 입찰참가신청서만 제출하고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았다. 당시 막판까지 참가를 두고 고민했지만 과잉경쟁과 높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인수의사를 접었다.
당초 한화갤러리아가 시내면세점에서도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임대료도 비싼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 뛰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으나 전혀 다른 결정을 했다.
김 회장이 앞으로 한화그룹에서 유통을 포함한 서비스사업의 비중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2015년 7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내며 야심차게 시내면세점을 열었지만 아직까지 적자를 내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 운영법인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매출 2848억 원에 영업손실 123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면세점사업에서만 438억 원의 적자를 내며 백화점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을 다 까먹었다.
올해 들어 조금씩 매출을 회복하고 있었지만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단체관광객이 줄면서 날벼락을 맞았다. 한화갤러리아는 중동과 동남아 고객을 유치하고 개별관광객을 끌어들여 사드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만 당분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인천공항면세점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수익성은 낮지만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장기적으로 면세점사업을 키우려면 인천공항면세점에 입점하는 편이 유리하다. 시내면세점과 시너지를 누릴 수 있고 구매력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면세점은 세계 1위 공항면세점으로 지난해 매출만 2조3천억 원에 이른다. 한해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만 5천만 명으로 면세점에 입점하는 것만으로도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앞으로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제조사들과 협상에서 구매력도 키울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면세점은 내국인의 매출 비중이 높다”며 “시내면세점이 중국의 사드보복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2015년 7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냈다.
당시 한화갤러리아는 초반 불리함을 이겨내고 대반전을 이끌어내며 주목받았다. 이 과정에서 김승연 회장의 적극적 지원이 뒷받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회장은 63빌딩 지하1층부터 지상3층을 갤러리아면세점에 내주며 '통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