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대표가 국내에서 성장둔화를 만회하기 위해 해외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담뱃갑 경고그림이 도입되고 외국담배회사의 시장점유율도 상승하면서 국내 영업환경은 악화하고 있는 반면 해외에서 아프리카 같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KT&G의 담배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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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복인 KT&G 대표이사. |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KT&G의 국내담배부문은 경고그림 도입에 따른 일시적 수요위축,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1분기 매출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해외 담배부문에서 견고한 매출성장을 이어가 국내부진을 상쇄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KT&G의 1분기 해외담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8.6%늘고 국내담배 매출은 7.3%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백 대표는 기회가 날 때마다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백 대표는 최근 열린 KT&G창립 3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해외수출과 경영 혁신을 강화해 제2의 도약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대표에 취임할 때도 “해외담배사업으로 신흥 거대시장을 집중적으로 개척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맑혔다.
백 대표는 해외유통망을 확대하고 제품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KT&G 관계자는 “미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며 “지역별로 맛, 길이, 두께 등을 차별화해 현지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KT&G는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담배 487억 개비를 팔아 해외담배 매출 8억1208만 달러를 올렸다. 판매 개비 수와 매출액 모두 사상 최고였다.
국내에서도 여전히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흡연규제가 강화되고 외국계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면서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긴 힘들다.
2016년 외국계 제조업체들은 한국 담배시장에서 점유율 40%를 넘어섰다. 1986년 외국산 담배가 처음 국내에 판매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 최근에 도입된 경고그림 등 비가격규제 강화로 국내 담배수요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G 관계자는 “에쎄, 더원, 레종, 보헴 등 전략브랜드의 점유율 상승과 고가 브랜드 출시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으로 국내 담배사업 성장성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1993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해 터키 등의 해외사업과 마케팅을 이끌며 사장에 올랐다.
전 세계 담배업계 최초로 제품을 만든 직원의 이름과 날짜를 담뱃갑에 표시하는 ‘품질실명제’를 도입해 국내 점유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특히 KT&G의 주력시장 가운데 하나인 터키에서 사업팀장과 법인장을 맡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백 대표는 광고대행사로부터 수주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6월 불구속기소되면서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2월에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