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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프리즌' 스틸이미지. |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영화 ‘프리즌’ 포스터에 담긴 문구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구속수감되면서 영화 홍보문구가 더욱 눈길을 끈다.
프리즌은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에도 외화공세에 맞서며 흥행에 선전했는데 개봉작까지 가세하면서 두 미녀를 상대로 뒷심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3일 개봉한 나현 감독의 프리즌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30일 기준 누적 관객 수가 170만 명을 넘었다.
프리즌 개봉 이후 2위로 밀려나며 흥행세가 주춤해졌지만 디즈니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도 340만여 명을 돌파해 장기흥행 채비를 갖췄다.
프리즌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라는 한계를 딛고 200만 명 도전에 나선다. 관객 감소세가 뚜렷하고 실시간예매율에서도 3위로 뚝 떨어져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장기흥행 여부가 갈릴 수 있다.
개봉작 가운데 ‘공각기동대:고스티인더쉘’과 ‘원라인’이 신작효과를 누리며 비교적 높은 예매율을 나타냈다.
공각기동대는 할리우드 섹시미를 대표하는 미녀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액션이다. 원라인은 임시완씨와 진구씨를 투톱으로 내세운 범죄 코미디 영화다. 공각기동대는 프리즌을 제치고 예매율 2위로 올라섰고 원라인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4월 첫주를 맞는 극장가에서 외화 2편의 공세에 맞서 한국영화 2편이 선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크린 수도 700개 안팎에서 엇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프리즌이 두 미녀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초반 흥행세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영화적 완성도를 놓고 호불호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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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녀와 야수' 스틸이미지. |
한석규씨와 김래원씨를 비롯해 조연급까지 연기력이 출중하고 감옥을 배경으로 범죄행각을 벌인다는 기발한 설정으로 흥미를 불렀다.
하지만 ‘범죄와의 전쟁’이나 ‘신세계’ 등 기존 범죄액션물을 뛰어넘는 신선함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교도소 로케이션으로 디테일은 높이 살 만하나 작위적 설정과 다소 뻔한 전개가 약점으로 꼽힌다.
특히 한석규씨가 맡은 익호 캐릭터는 매력적이긴 하나 그가 왜 절대악의 제왕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개연성이 빠져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통령까지 감옥에 갇히는 상황이 전개되다 보니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만이라도 추악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큰 듯하다. 동화 속에서나마 악을 응징하고 사랑의 위대함을 믿고 싶은 심리 말이다.
미녀와 야수가 프리즌의 선전에도 흥행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 뻔한 스토리인데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화려한 영상미와 한편의 뮤지컬 공연을 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적 감동에 관객 발길이 더 쏠리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구속으로 수감생활에 대한 대중들의 호기심도 커졌다. 미결수가 머무는 독방부터 머그샷, 영치금 같은 용어까지 화제에 오르고 있다. 감옥풍경을 제대로 다룬 점에서 프리즌이 다시 뒷심을 발휘할 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