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편집숍 아리따움 성장정체 탈출구를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CJ그룹의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숍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유통 대기업들과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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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
100% 아모레퍼시픽 제품만 판매하는 아리따움의 제품구성을 놓고도 업계에서 여러 말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에게 아리따움의 성장정체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리따움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매출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면세점과 방문판매에 이어 3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데 지난해 8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뒷걸음질했다. 4분기만 놓고보면 매출이 2015년 같은 기간보다 21.9% 줄어들었다.
아리따움은 그동안 대형 히트상품인 에어쿠션이 차별적인 외형성장에 크게 기여해왔다. 하지만 최근 쿠션제품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매출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유통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헬스앤뷰티숍이 녹록지 않은 경쟁자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소비자들은 인터넷과 헬스앤뷰티숍을 통해 화장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는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아리따움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역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리따움의 전신은 아모레퍼시픽이 2004년 론칭한 휴플레이스다. 휴플레이스는 당초 아모레퍼시픽과 다른 회사 제품들을 5:5 비율로 판매했지만 2008년 아리따움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아모레퍼시픽 제품만 판매하게 됐다.
반면 헬스앤뷰티숍의 강점은 다양한 중소 브랜드 제품을 갖췄다는 점이다. 최근 화장품시장은 다원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클리오와 닥터자르트, 메디힐 등 중소브랜드들을 찾아볼 수 있는 유일한 유통채널은 헬스앤뷰티숍뿐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비추세가 색조시장으로 이전하고 소비자들의 기호도 다양화하고 있다”며 “헬스앤뷰티숍 업계 1위인 올리브영의 경우 CJ그룹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우수한 국내외 제품을 매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파악했다.
박 연구원은 “브랜드숍들이나 100%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로 채워진 아리따움이 이런 변화를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아모레퍼시픽 역시 아리따움 성장전략에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의 경우 아리따움의 유통망을 다른 중소 브랜드들에도 열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제품확대보다는 서비스와 브랜드 차별화로 정면승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리따움은 혁신개발을 통해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중심인 만큼 다른 회사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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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따움 옴니스토어.<아모레퍼시픽> |
프리미엄 대표브랜드의 제품력 강화와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특히 옴니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O2O 서비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아리따움은 일부매장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메이크업 미러’에 얼굴을 비추면 어울리는 색조 화장품을 추천해주는데 이 제품을 거울 앞 선반에 올리면 사용법과 온라인에 등록된 사용후기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플라잉’과 ‘픽미’ 등 O2O 배송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플라잉은 온라인에서 주문한 제품을 1~3시간 내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실시간 서비스다. 픽미 서비스를 통해선 아리따움 제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원하는 매장에서 제품을 찾아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옴니스토뿐 아니라 현재 직영점과 플래그십 스토어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아이오페 이오랩 등 체험상담 서비스도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