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스마트폰 ‘G6’ 출시일자가 경쟁작인 삼성전자 ‘갤럭시S8’과 거의 차이나지 않아 시장선점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G6이 갤럭시S8과 맞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 반등의 열쇠를 쥔 G6의 흥행에 전력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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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6일 외신을 종합하면 LG전자 G6의 미국 출시일이 예상보다 늦어 갤럭시S8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언론들은 미국 통신사 T모바일의 G6 광고이미지에 등장한 제품 화면에 4월7일이라는 날짜가 찍힌 것을 근거로 이런 관측을 내놓았다.
LG전자는 이전작인 G5의 광고이미지에 제품 공개일자인 2월21일 또는 미국 출시일인 4월1일을 화면에 띄워 배포했다. V20도 지난해 미국에서 예약판매를 시작한 10월21일을 화면에 표시했다.
G5는 2월21일 공개된 뒤 미국에서 4월1일 판매를 시작했는데 G6는 2월26일 처음으로 공개된 만큼 4월7일 출시되거나 예약판매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는 3월9일 정식으로 출시하지만 미국에서 한달 정도 늦어지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 운송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적으로 글로벌시장에 G6을 동시에 출시하기는 쉽지 않다”며 “실제 출시일까지 이전작과 유사한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월29일 미국 뉴욕에서 행사를 열고 갤럭시S8을 처음으로 공개하는데 4월10일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4월21일 글로벌시장에 동시출시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G6을 갤럭시S8보다 앞서 공개하며 한달 넘는 기간의 공백을 틈타 판매량을 공격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이런 효과를 보기 어려워지는 셈이다.
LG전자는 한국에서 G6의 예약판매 4일만에 4만 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예약판매를 하지 않은 G5를 제외하고 이전작인 G4 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며 조기출시에 따른 성과를 톡톡히 봤다.
LG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정도를 북미시장에서 내는데 미국에서 이런 초기 흥행효과를 오랜 기간 누리기 어려워지며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G6의 흥행 기대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며 “스마트폰 최고 흥행작인 G3의 첫해 판매량 530만 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곡면화면을 적용한 ‘엣지’ 디자인의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올해 출시된 퀄컴과 삼성전자의 최신 프로세서, 자체개발한 음성인식기능 등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G6은 지난해 출시돼 성능과 전력효율이 비교적 낮은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평면화면을 적용한다. 듀얼카메라와 구글의 인공지능서비스 ‘구글어시스턴트’ 탑재를 제외하면 경쟁우위를 보여줄 요소가 많지 않다.
구글은 최근 구글어시스턴트를 올해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확대적용하는 계획을 내놓았다. 제조사와 협의가 불필요한 만큼 갤럭시S8에서도 구글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출시한 뒤에는 G6이 여러 측면에서 맞경쟁을 벌이기 불리한 환경에 놓이는 셈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G5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발생한 대기수요의 일부를 흡수하고 있다”며 “적어도 갤럭시S8이 공개되거나 출시되기 전까지 선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갤럭시S8의 공개일자도 G6의 미국 출시일자보다 앞서게 돼 이를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경우 G6의 잠재수요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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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통신사 티모바일의 G6 광고이미지에 날짜가 4월7일로 표기돼있다. |
LG전자가 G6에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는 강력한 전략으로 흥행에 총력을 기울여야 스마트폰사업의 반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 연구원은 “G6의 판매가 500만 대를 넘어서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적자폭이 8천억 원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며 “프로모션 강화로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LG전자가 G6을 예상보다 높은 90만 원의 출고가에 내놓은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결국 미국에서 사은품 증정 등 체감가격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으로 수익성에 일시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입지회복이 중요한 기로에 놓인 만큼 갤럭시S8과 더 치열해지는 경쟁에 대비하려면 불가피한 선택으로 꼽힌다.
LG전자는 한국 소비자들에 예약판매기간에 액정파손 무상수리와 정품 케이스, 고가 이어폰 등 모두 45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언론들이 G6에 호평을 이어오며 흥행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하며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