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앞으로 6년 동안 주한미군의 군용기 정비를 담당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30년 넘게 군용기 정비실력을 쌓아 미국 본토에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다. 앞으로 대한항공의 미래 성장동력으로도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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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은 미국 공군과 2020년 9월까지 주한미군의 군용기 ‘A-10’에 대한 정비를 담당하기로 계약을 맺은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계약금액은 470억 원 규모다.
김노현 대한항공 테크센터 군용기공장 부장은 “대파된 헬기를 새 것처럼 수리해 다시 돌려보낸 적이 종종 있어 이미 미군에서도 널리 실력을 인정받았다”며 “지금까지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이스라엘 등과 경쟁해 거의 대부분의 미군 전투기 정비를 따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정비를 맡기로 한 A-10은 최소 고도로 날아가며 탱크 등 지상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어 일명 ‘탱크킬러’로 불린다. 반면 지상의 대공포 등에 의해 공격받을 가능성도 높아 보통 전투기보다 맷집이 좋다. 대부분의 부품이 웬만한 공격에도 견디게 설계되어 있어 꼼꼼한 정비가 요구된다.
대한항공은 A-10를 ‘창정비’하기로 계약했다. 창정비는 부품을 하나하나 분해해 상태를 판단한 뒤 수리 개조 재생 혹은 신품으로 교환하는 작업을 거쳐 다시 조립하는 정비를 말한다. 군용기를 처음 성능에 가깝게 복구하는 최상위 정비단계인 셈이다.
이영환 대한항공 군용기 정비공장 부장은 “안전한 운항에 목적을 둔 민항기와 달리 고속화에 힘쓴 전투기는 전자시스템이 많아 정비가 더 까다롭다”며 “주일미군, 주한미군, 한국군의 99%가 대한항공 테크센터에 군용정비를 맡긴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테크센터는 부산 강서구 김해공항 부근에 총면적 21만평 규모로 자리잡고 있는데 한국에서 유일한 항공기 정비센터다. 대한항공이 1976년 항공우주사업본부 산하기관으로 설립했다. 2500명의 직원들이 민항기 및 군용기 정비공장과 항공기부품 제작공장 등에서 일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곳에서 지난 36년 동안 3500여대의 군용기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공군을 비롯해 주한미군, 주일미군, 심지어 미국 본토 항공기들도 이곳에서 수리를 받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태평양지역에서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이스라엘까지 군용기 정비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태평양지역의 미국 공군 정비거점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군용기정비사업은 대한항공의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 테크센터의 매출 18%가 군용기 정비사업에서 나온다. 나머지 매출은 민항기 부품 제조사업과 민항기 정비사업 등에서 나온다.
대한항공은 테크센터의 올해 매출이 7천500억 원 가량 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2015년 매출 1조 원, 2020년 매출 2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