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이 오펠 브랜드를 매각하고 유럽에서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기아차가 유럽 점유율을 늘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기아차는 유럽에서 오펠과 마찬가지로 중소형차를 주력으로 내세워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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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 기아차 사장. |
22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오펠의 유럽시장점유율은 2006년 8.6%에서 지난해 6.6%로 떨어졌다.
반면 기아차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1.4%에서 2.9%로 올랐다.
오펠의 점유율이 2%포인트 떨어진 반면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기아차의 점유율이 1.5%포인트 오른 것이다.
오펠은 유럽에서 코르사, 아스트라, 인시그니아 등 주로 경차, 소형차, 중형차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가 유럽에서 모닝, 스포티지, K3, K5 등을 많이 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펠과 기아차는 유럽 중소형차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오펠이 유럽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GM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럽에서 손실 90억 달러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43만5316대를 팔아 전년보다 13% 늘었다. 지난해 유럽 자동차 판매성장률 6.5%를 크게 웃돌았다.
기아차가 오펠과 달리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데는 준중형 SUV 스포티지의 활약이 컸다. 오펠은 스포티지에 대응할 만한 제품군을 갖추지 못했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유럽에서 14만 대 팔려 전년보다 32% 늘었다. 기아차 단일차종으로 역대 최고 연간판매 기록을 세웠다. 스포티지의 지난해 유럽판매량은 유럽전략 차종인 준중형 해치백 씨드의 2008년 판매량 11만 대를 앞섰다.
올해 유럽 자동차 판매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스포티지는 SUV의 인기를 타고 올해도 유럽에서 판매량을 늘릴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유럽에서 신형 모닝도 투입해 판매 상승세를 이어가려고 한다.
마이클 콜 기아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는 최근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 유럽을 포기하려 한 적은 없냐는 질문에 “한국본사는 유럽을 전략적 요충지로 생각한다”며 “완성차회사가 유럽에서 성공하면 어떤 곳에서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럽은 기아차에게 성장의 발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