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대기업들의 미르와 K스포츠 재단기금 출연이 이루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조영석 CJ 부사장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씨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박찬호 전무가 '안종범 수석으로부터 문화 관련 (미르) 재단 설립의 지시를 받았고 대통령 관심사안이라고 표현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조영석 "박근혜 관심사안이라 재단에 CJ 출연 결정"  
▲ 최순실씨(왼쪽)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CJ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에 13억 원을 출연했다.

조 부사장은 "재단 설립의 목적이라든지, 어떻게 구성되는지, 재단의 향후 사업계획이 무엇인지 이런 건 전혀 설명이 없었다"면서 "다만 청와대로부터 지시받은 사안을 기업들에 전달하는 그런 자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런 지시는 2015년 10월 전경련이 긴급하게 소집한 회의에서 박 전무를 통해 전해졌다. 박 전무는 "청와대가 왜 이런 일을 우리에게 시키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조 부사장은 증언했다.

회의에는 조 부사장 외에 GS그룹, 한화그룹, 한진그룹, 두산그룹 등의 대관담당 임원 5~6명이 참석했다.

조 부사장은 재단 설립취지에 공감해 출연을 한 게 아니냐고 안 전 수석 측에서 반대신문을 하자 "내부적으로 (자금 집행) 의사결정을 하는데 '대통령 관심사안'이라고 하고 결재를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그에 합당한, 우리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구성해야 해서 '다른 기업도 다 하고, 취지가 일견 합당하고', 이런 의견을 냈던 것"이라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