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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올리며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구 사장은 KB손해보험의 KB금융그룹 편입 이후 최초의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호실적으로 양 회장의 신임에 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수익 강화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KB손해보험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KB금융은 2025년 지배주주 순이익 5조8430억 원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갔다.
▲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꾸준한 호실적을 끌어내고 있다.
이 가운데 비은행부문 비중은 37%로 4대금융지주(KB, 신한, 우리, 하나) 가운데 가장 높다.
비은행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거둔 건 이번에도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 7782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약 7% 줄었지만 4년 연속 KB금융 내 비은행 순이익 1위를 지켰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보험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다는 업권 특성상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며 비은행 실적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보험부문 수익성이 줄었지만 자산운용 성과가 이를 상쇄했다. 손해보험업권 전반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순이익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운용 역량을 강화한 게 실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손해보험 운용자산 규모를 살펴보면 2024년 말 38조 원대에서 2025년 말 42조 원대로 늘었다.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도 높아지며 2025년 투자손익은 528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98% 증가했다. 고금리 채권 비중 확대와 부동산 등 대체투자 강화 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구 사장이 전략적으로 투자손익을 확대하고 수익성 높은 보험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결과로 바라본다.
특히 업황 악화로 보험 본업 수익성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자산운용 역량으로 실적을 방어하며 위기관리 역량을 보였다.
구 사장은 보험업권에서 재무와 리스크관리 분야를 두루 거친 경영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과 자산운용 관리 체계를 강화하며 수익원 다변화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도 중요도가 높아진 자산운용부문에 ‘자산운용지원본부’를 신설하고 투자심사 및 사후관리 기능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보험 본업 부문에서는 장기·자동차·일반보험부문을 세분화해 재편하고 영업조직도 영업채널 환경 변화에 맞춰 재정비했다.
금융권에서는 구 사장이 실적이라는 정량적 성과를 바탕으로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굳힐 것으로 바라본다.
구 사장은 양 회장이 KB손해보험에서 근무할 때부터 함께 일하며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양 회장의 ‘가치경영’ 철학 이해도도 높다고 평가된다.
구본욱 사장은 양 회장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KB손해보험 대표를 맡는 동안 경영전략본부장, 경영관리부문장 등을 지내며 상무보에서 상무, 전무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이후 양 회장이 2023년 11월 KB금융지주 대표에 오른 뒤 그해 말 인사에서 KB손해보험 대표로 선임됐다. KB금융그룹 편입 이후 KB손해보험 대표에 내부 출신이 오른 것은 구 사장이 처음이다.
절대적 순이익 규모 확대와 손해보험업계 내 위상 확대는 구 사장의 과제로 꼽힌다.
▲ KB손해보험은 2025년 실적 기준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냈다.
KB손해보험은 2020년 순이익 1639억 원을 낸 뒤 2021년 3018억 원, 2022년 5577억 원, 2023년 7529억 원, 2024년 8395억 원 등 매년 순이익이 늘었는데 지난해 5년 만에 순이익이 후퇴했다.
올해 증시 급등에 힘입어 증권업계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순이익이 정체된다면 그룹 내 순이익 1등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셈이다.
KB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6739억 원을 냈다. 2024년보다 15% 늘어난 것으로 KB손해보험과 차이는 1천억 원 가량에 그친다.
KB손해보험은 2021년만 해도 KB증권, KB국민카드, 푸르덴셜생명(현재 KB라이프생명) 등에 밀려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4위에 올랐다.
KB손해보험이 KB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고 있지만 업권 내에서 위상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손해보험은 아직 순이익 1조 원 이상을 낸 적이 없지만 경쟁사인 삼성화재는 순이익 2조 원 시대를 열었고 DB손해보험과 메리츠손해보험, 현대해상 등도 올해 순이익이 모두 1조 원이 넘었다.
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26년은 저성장 고착화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자본 규제 강화 등 새로운 위기가 본격화하는 시기”라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준비된 대응을 실행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