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현지시각) 한 아이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눈 위에서 썰매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 전문가 사이에서는 겨울에 폭풍과 한파가 온다고 해서 기후변화가 실존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폭풍을 근거로 기후변화를 사기극이라고 발언한 것에 칼럼 형태로 반박 보도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3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을 통해 "기록적 한파가 미국 40개 주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이는 이전에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경 광신도들은 이런 현상을 좀 설명해달라"며 "지구온난화는 어떻게 된 거냐"고 지적했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기후학계가 한 번도 지구온난화가 발생한다고 해서 추운 날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지구온난화가 대기의 기본 조건을 변화시켜 이번 겨울폭풍과 같은 극한 재난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분석을 여러 차례 낸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폭풍을 예로 들어 기후변화가 사기라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앞서 2019년 첫번째 임기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겨울폭풍은 지구온난화가 명백한 사기라는 증거라고 발언한 바 있다.
시사잡지 타임은 전문가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관해 사람들이 오해하게 만드는 잘못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을 실었다.
크리스토퍼 캘러핸 미국 인디애나대 기후과학 교수는 타임과 인터뷰에서 "자랑스러운 '환경운동가'로서 이런 사실을 매년 겨울마다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답답하다"며 "지구온난화가 발생해도 지구에는 여전히 계절이 있고 기후변화가 어떻든 겨울날씨를 맞이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 26일(현지시각) 겨울 폭풍이 지난간 뒤 미국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 대로 앞에 눈이 수북히 쌓여 있다. <연합뉴스>
다니엘 스웨인 캘리포니아대 기후학자는 CBS뉴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겨울폭풍이 기록적 한파라는 표현은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기록적 적설량이 기록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겨울은 뚜렷하게 따뜻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기온은 매 10년마다 0.21도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 보면 겨울은 봄에 이어 두번째로 기온이 크게 상승한 계절이었다.
이에 한반도의 겨울은 산업화 이전 대비 22일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 일각에서는 따뜻해진 겨울날씨가 오히려 미국의 이번 겨울폭풍 같은 극한 재난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극이 따뜻해지면서 북극 성층권에 있는 찬 공기를 가두고 있던 제트기류를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매튜 발로우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 기후과학교수는 포천 사설을 통해 "이번 폭풍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북극이 급격히 따뜻해지면서 발생하는 북극 소용돌이의 잦은 교란일 수 있다"며 "또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증발량이 늘어나고 온난해진 대기가 수분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게 되면서 폭풍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