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에도 수요사장단회의를 예정대로 진행했다. 삼성그룹 사장들이 입을 굳게 닫으며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삼성 수요사장단회의가 15일 아침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렸다. 14일 특검이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예정대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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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사장단이 2월15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사장단회의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뉴시스> |
1월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처음 청구되자 삼성그룹은 1월18일 예정됐던 사장단회의를 하루 전에 긴급히 취소했다. 하지만 이번에 일정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영장실질심사와 일정이 겹치지 않는데다 특검수사에 따른 영향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1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장들은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공세에도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최근 특검수사가 시작된 뒤 말수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더욱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갤럭시S8 출시일정은 27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이동통신박람회 MWC2017에서 공개할 것”이라며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떠났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재판 중인 사안에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가 발표된 뒤 “삼성은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한 적이 결코 없다”며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1차 구속영장 청구 당시와 같이 치열한 법리공방과 대응전을 예고한 셈이다.
삼성그룹은 매주 수요일 모든 계열사 사장을 포함한 고위 임원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명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사장단회의를 진행한다. 이날은 중국 사업환경과 관련한 강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