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외부 전문가 중심의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자정 노력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합동 특별감사 인력을 대폭 늘리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강 회장이 지난해부터 줄곧 쇄신 행보를 이어오고 있음에도 당국의 강경 대응이 지속되면서 농협중앙회 내부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 개혁위 띄웠지만 당국은 특별감사 확대, 농협중앙회 긴장 최고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외부 전문가 중심의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당국의 강경 대응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를 향한 정부의 특별감사가 더욱 엄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무조정실은 22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금융위원회ᐧ금융감독원, 감사원 등이 참여하는 ‘정부 합동 특별감사반’을 구성하고 26일부터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등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감사에는 인력 보강이 눈에 띈다. 지난해 선행 특별감사 당시 26명이었던 감사 인원을 이번에는 41명으로 대폭 늘렸다. 

금융권에서는 감사 인력을 대규모로 늘린 것을 두고 당국이 이번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감사 대상이 아니었던 농협금융지주까지 특별감사 범위에 포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농식품부가 실시한 선행 특별감사의 후속 조치 성격이 짙다.

당시 감사에서는 농협중앙회 임직원의 형사사건 변호사비 지급 의혹과 농협재단 임직원의 배임 의혹 등 2건이 수사기관에 넘겨졌으며 부적절한 기관 운영 등 65건에 대해서는 확인서 징구 조치가 내려졌다. 

당국은 이번 후속 감사에서 부정ᐧ금품 선거 관련 추가 규명이 필요한 사안과 회원조합의 비정상적 운영 제보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감사 인원과 범위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번 감사의 칼날이 개별 비위 차원을 넘어 중앙회와 계열사의 방만 경영, 폐쇄적 내부통제 등 조직 전반의 구조적 문제까지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강호동 농협 개혁위 띄웠지만 당국은 특별감사 확대, 농협중앙회 긴장 최고조

▲ 농협중앙회는 20일 외부 전문가 중심의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처럼 감사 강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강 회장을 향한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본인의 금품 수수 혐의와 농협중앙회의 각종 비위 의혹 등으로 곤욕을 치른 뒤 ‘뼈를 깎는 쇄신’을 추진하겠다는 방침 아래 각종 쇄신안을 잇달아 내놨다. 

이어 8일 농식품부의 특별감사 중간 결과가 발표된 뒤 강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당시 사과문에는 농협중앙회 전무이사와 상호금융대표이사, 농민신문사 사장 등 핵심 경영진의 동반 사임 의사도 포함됐다.  
 
동시에 외부 전문가 주도의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해 농식품부의 농협개혁추진단과 긴밀히 소통하며 개혁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20일 농협개혁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위원회는 외부 인원 11명, 내부 인원 3명 등 14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에는 이광범 법무법인 LKB평산 대표가 선출됐다. 

위원회 구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이재명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법조인들이 전면에 배치됐다는 점이다.

이광범 위원장과 오광수 위원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지사 시절 상고심 변호를 맡아 항소심 판결을 뒤집고 대법원의 전부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낸 경력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향후 진행될 고강도 특별감사와 사법 리스크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오 위원의 경우 이재명 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차명 대출과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불거지며 나흘 만에 사임한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농협의 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한 것을 두고 개혁의 진정성보다는 대외 소통과 정치적 연결고리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기에 외부 위원 다수가 농협 계열사 사외이사를 역임했거나 ‘친 강호동’ 색채가 짙은 농민단체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점도 논란을 더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외부 인사라고 보기 어려운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내부 비판보다 기존 체제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