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배터리 양극재 3사가 실적 개선을 위해 서로 다른 제품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하반기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생산에 들어가며 이 분야 공급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SS용 LFP배터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 확산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탈중국 배터리 소재 정책으로 한국산 LFP 배터리 양극재 수혜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양극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당장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긴 힘들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수요를 겨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부터 국내 양극재 3사의 사업 전략이 갈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배터리 양극재 업계가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은 ESS다. 그간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용 양극재 생산에 치중해왔으나, 올해부터는 ESS용 LFP배터리용 양극재가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은 성장이 둔화된 모습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10월 보조금 폐지로 이례 없는 역성장을 맞고 있으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도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중국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량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73.1% 성장했으나, 지난해에는 21.2%에 그쳤다.
유럽이 전기차 시장 성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국산 저가 LFP배터리와 양극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한해 동안 판매된 삼원계 배터리용 양극재는 총 125만7천 톤으로 301만7천 톤이 팔린 LFP배터리용 양극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에 따라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ESS LFP배터리용 양극재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JP모건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6년 세계 신규 ESS 설치량을 기존 770기가와트시(GWh)에서 900GWh로 상향 조정했다. ESS 시장의 대부분을 LFP배터리용 양극재가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LFP 양극재 수요도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엘앤에프가 가장 먼저 ESS용 LFP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LFP 양극재 생산 공장 엘앤에프플러스를 준공하고, 하반기부터 연간 약 6만 톤 규모로 ESS용 LFP 양극재 생산에 돌입한다. 상황에 따라 최대 12만 톤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CNGR과 협력해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공장은 2027년부터 가동을 시작하며, 생산규모는 최대 연 5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동시에 기존 삼원계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곳에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LFP 양극재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앤에프 양산 시점에 맞춰 시장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올해부터 미국 정부의 배터리 관련 탈중국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두 회사는 북미 ESS용 LFP 배터리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ESS 생산원가에서 중국을 포함한 금지된 외국단체(PFE)로부터 조달받는 비중이 40%를 초과하면.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도 LFP 양극재 사업에 대한 의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양산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LFP 양극재 양산 시점은 국내 경쟁사들보다 다소 늦은 2028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수천 톤 규모의 LFP 양극재 파일럿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이 적극적으로 LFP 양극재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것은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창업주는 지난 7일 충북 청주 에코프로비엠 연구동을 찾아 “우리가 개발하는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가 에코프로의 제2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저가 LFP 양극재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기보다 전고체 양극재로 기술 격차를 만드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지난 2024년부터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질 파일럿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도 샘플을 제작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고체 양극재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고체 전해질과 전고체 양극재 샘플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수의 업체와 성능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배터리 제조사들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에 맞춰 생산 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삼성SDI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고체 양극재 시장을 선점한다면 상당한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는 초기 B2C 제품인 자동차용으로 활용되기는 가격적으로 무리가 있지만, B2B 제품인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본격 개화되는 시점에 상당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하반기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를 생산에 들어가며 이 분야 공급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ESS용 LFP배터리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 확산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탈중국 배터리 소재 정책으로 한국산 LFP 배터리 양극재 수혜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배터리 양극재 3사가 전기차 캐즘과 실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서로 다른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앤에프와 포스코퓨처엠은 올해부터 LFP배터리용 양극재 양산을 시작하고,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양극재 사업에 집중해 향후 성장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각사>
이에 비해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양극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당장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긴 힘들지만, 최근 각광받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수요를 겨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부터 국내 양극재 3사의 사업 전략이 갈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 배터리 양극재 업계가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은 ESS다. 그간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과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용 양극재 생산에 치중해왔으나, 올해부터는 ESS용 LFP배터리용 양극재가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은 성장이 둔화된 모습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10월 보조금 폐지로 이례 없는 역성장을 맞고 있으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도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중국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량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73.1% 성장했으나, 지난해에는 21.2%에 그쳤다.
유럽이 전기차 시장 성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국산 저가 LFP배터리와 양극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한해 동안 판매된 삼원계 배터리용 양극재는 총 125만7천 톤으로 301만7천 톤이 팔린 LFP배터리용 양극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에 따라 국내 양극재 기업들은 ESS LFP배터리용 양극재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JP모건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6년 세계 신규 ESS 설치량을 기존 770기가와트시(GWh)에서 900GWh로 상향 조정했다. ESS 시장의 대부분을 LFP배터리용 양극재가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LFP 양극재 수요도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엘앤에프가 가장 먼저 ESS용 LFP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LFP 양극재 생산 공장 엘앤에프플러스를 준공하고, 하반기부터 연간 약 6만 톤 규모로 ESS용 LFP 양극재 생산에 돌입한다. 상황에 따라 최대 12만 톤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CNGR과 협력해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공장은 2027년부터 가동을 시작하며, 생산규모는 최대 연 5만 톤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동시에 기존 삼원계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곳에서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LFP 양극재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앤에프 양산 시점에 맞춰 시장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올해부터 미국 정부의 배터리 관련 탈중국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두 회사는 북미 ESS용 LFP 배터리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ESS 생산원가에서 중국을 포함한 금지된 외국단체(PFE)로부터 조달받는 비중이 40%를 초과하면.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지난 2일 충북 청주 본사에서 열린 에코프로 그룹 새해 시무식에서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가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도 LFP 양극재 사업에 대한 의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양산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LFP 양극재 양산 시점은 국내 경쟁사들보다 다소 늦은 2028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수천 톤 규모의 LFP 양극재 파일럿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이 적극적으로 LFP 양극재 사업에 뛰어들지 않는 것은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 창업주는 지난 7일 충북 청주 에코프로비엠 연구동을 찾아 “우리가 개발하는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가 에코프로의 제2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저가 LFP 양극재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기보다 전고체 양극재로 기술 격차를 만드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지난 2024년부터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질 파일럿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도 샘플을 제작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고체 양극재 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고체 전해질과 전고체 양극재 샘플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수의 업체와 성능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배터리 제조사들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에 맞춰 생산 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삼성SDI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전고체 양극재 시장을 선점한다면 상당한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는 초기 B2C 제품인 자동차용으로 활용되기는 가격적으로 무리가 있지만, B2B 제품인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본격 개화되는 시점에 상당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