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라드 배런 TMC CEO(오른쪽)가 22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하원 에너지·광물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피트 스타우버(공화, 미네소타) 의원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라드 배런 X 사진 갈무리>
더구나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손잡고 현지에 광물 제련소 건립도 준비하고 있어 유리한 정책 변화와 맞물린 선제 투자가 빛을 발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해양대기청(NOAA)은 기업이 심해저 광물 채굴권 인허가 절차를 절반으로 단축시키는 새 규정을 확정해 발표했다.
그동안 미국 시민은 심해저 광물 탐사 허가와 상업적 채굴을 별도로 신청해야 했는데 이를 통합해 절차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NOAA는 심해광물자원법(DSHMRA)에 따른 규정 개정안이 발표 당일부터 효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25일 전략 광물에 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심해저 채굴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 뒤 연방 기관이 후속 절차를 진행하는 셈이다.
킴 도스터 NOAA 대변인은 이번 정책을 놓고 “미국이 중국 기술에 의존을 줄이고 핵심 광물 공급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심해저 광물 채굴 규제 완화는 광물 기업인 고려아연에게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으로부터 지난해 지분 투자를 받은 심해광물 채굴 기업 더메탈스컴퍼니(TMC)가 트럼프 정부 정책에 부응해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TMC는 NOAA 발표가 나온 바로 다음 날 채굴 지역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새로운 신청서를 제출했다.
TMC의 제라드 배런 최고경영자(CEO)는 22일 미 하원 에너지·광물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올해 안에 허가가 나올 거라 확신한다”고 예상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6월16일 8500만 달러(약 1220억 원)에 TMC 지분 5% 인수한다는 투자계약을 체결해 TMC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광업과 금속 전문매체 마이닝닷컴은 “TMC가 심해에서 채굴하는 광물을 바탕으로 고려아연은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대체할 업체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 두 번째)이 2025년 8월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맨 오른쪽)도 참석했다. <고려아연>
그러나 해양법협약 당사국이 아닌 미국은 트럼프 정부 들어 본격적으로 독자 노선을 걷는 모양새인데 이번 절차 간소화로 채굴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심해저에서 발견되는 금속 광물 덩어리인 망간 단괴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및 재생에너지 설비 등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니켈과 코발트 등 고부가 광물을 함유한다.
최근 전력기기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대폭 오른 구리도 포함한다.
TMC는 멕시코와 하와이 사이 태평양에 위치한 클라리온-클리퍼턴 해역에서 망간단괴를 포함한 광물 채굴을 준비하고 있다.
제라드 배런 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상업적 채굴 허가를 신청한 지역에는 고품위 니켈과 코발트 등을 함유한 광물 8억 톤이 매장돼 있다고 추산한다”고 적었다.
더구나 고려아연은 미국 국방부와 상무부로부터 지분 투자를 약속받은 광물 제련소를 미국 현지에 건립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15일 미국 정부와 합작법인을 세워 테네시주 클락슨빌에 74억 달러(약 10조8천억 원) 규모의 비철금속 정제소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TMC에 지분투자 당시 광물 시료를 함께 연구하고 상업성을 평가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광물 채굴부터 가공 및 정련까지 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요컨대 TMC의 심해저 광물 채굴이 정책 지원에 따라 속도가 붙으면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고려아연 제련소의 광물 공급망에서 존재감 또한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로이터는 다수 환경 단체의 입장을 인용해 “생물 다양성 손실을 비롯해 심해저 광물 채굴에 따를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