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다보스포럼 연설 '중국에 1승' 평가, 책임감 있는 강대국 이미지 뺏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은 미국을 향한 전 세계의 신뢰를 더욱 낮추는 ‘패착’에 그쳤다는 뉴욕타임스의 비판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최근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과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얻으며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유럽의 동맹국들을 비하하며 무역 전쟁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유럽의 경제와 이민, 기후변화 대응 등 여러 정책을 비판하며 미국의 선택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한 관세 정책을 두고서는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의 성장을 모두 이끌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적극 합리화했다.

그동안 모든 국가들이 미국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었던 만큼 자신이 주도했던 여러 정책이 국제 질서를 올바르게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허세가 가득하고 자화자찬에 그쳤다”고 비판하며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사실상 포기하며 중국에 승리를 안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태도가 결국 중국에 반사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최근 트럼프 정부에서 포기한 여러 가치를 적극적으로 전면에 앞세우면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최근 국제 기구에서 활동을 적극 넓히고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행보가 미국 트럼프 정부와 뚜렷하게 상반된다는 것이다.

코넬대학교의 국제무역 전문가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뉴욕타임스에 “미국이 변덕과 적대심을 드러내는 동안 중국은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서 위상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과 대비해 책임감 있는 강대국 역할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을 계기를 마련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뜻이다.

다만 프라사드는 아직 전 세계가 중국을 완전히 신뢰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의 경우 최근 중국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한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어 자연스러운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과 중국이 글로벌 무역 활성화와 기후변화 대응 등 의제에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미국과 반대되는 지점에서 더 가까운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정부가 최근 미국의 그린란드 통치를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점도 이러한 변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보스포럼 연설 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그린란드 관세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미 유럽 동맹국들이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전과 달라졌다며 관계를 다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미국은 더 이상 믿을 만한 동맹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사태에 한 발 물러났지만 이미 상처가 남았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