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기업 32곳 글로벌 온실가스의 절반 배출, 사우디 아람코가 가장 많아

▲ 2024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절반이 단 32곳의 화석연료 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 베이타운에 위치한 엑손모빌 정제소 입구.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절반이 수십 곳에 불과한 화석연료 기업들에서 배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각) 가디언은 기후 싱크탱크 '카본 메이저스' 보고서를 인용해 화석연료 기업 32곳이 2024년 한 해 동안 나온 전 세계 온실가스의 약 절반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곳은 사우디 아람코로 약 17억 톤을 배출했다. 민간 기업 가운데서는 엑손모빌이 6억1천만 톤으로 가장 높았다.

카본 메이저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대 배출 기업 가운데 17곳이 국영 기업이었다.

카본 메이저스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정치적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 17개 기업들은 모두 지난해 유엔 기후총회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반대한 국가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에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위한 로드맵이 제안됐으나 최종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이란, 아랍에미리트, 인도 등 국가들이 이를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카본메이저스는 코로나19 위기 동안 잠시 주춤했던 화석연료 연소량이 매년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45% 줄여야 하지만 이는 이미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보고서의 주저자 에멧 코네어 인플루언스맵 연구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매년 글로벌 배출량은 점점 더 소수의 고배출 생산자들에 더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한 기업들은 36곳이었으나 2024년에는 32곳으로 줄었다.

다른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나서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큰 소수 기업들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베카 브라운 국제환경법센터 대표는 가디언을 통해 "이들의 잘못을 나타내는 증거는 계속 쌓이고 있다"며 "국제사법재판소와 전 세계 법원들은 화석연료 생산과 기후 파괴 사이의 접점을 명확히 연결하고 있으며 거대 오염 기업들이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대가를 지불해야 함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사우디 아람코, 엑손모빌 등 화석연료 기업들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카본 메이저스의 최신 보고서는 거대 배출 기업들이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며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화 부문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보다 두 배는 더 많은 투자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구식 오염 유발 제품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