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72%대까지 떨어졌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 가운데 점유율은 6년 연속 증가했지만, 수입차까지 포함한 전체 내수 시장 점유율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내수 점유율이 감소하는 것은 국산차 판매가 정체를 빚는 데 비해 수입차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데 비해 수입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6%포인트 넘게 떨어진 상황에서, 올해는 BYD 외에 지커, 샤오펑 등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어 전기차 내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를 비롯해 BYD 등 중국 전기차가 서서히 내수 시장을 잠식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내수 점유율이 머지않아 70%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모두 151만2917대를 판매했다. 2024년에 비해 판매량은 5.1% 늘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91.1%로, 2024년보다 0.4%포인트 증가하며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입차 브랜드까지 범위를 넓히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72.6%를 기록했다. 2024년과 비교해 1.6%포인트가 감소했다. 지난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2%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올해는 국내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차그룹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올해부터 정부의 자동차 제조사 대상 저공해차 의무 판매 비중이 28%로 높아지면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판매량을 더 크게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저공해차 의무 판매 비중은 2030년 50%로 높아진다.
지난해 국내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22만177대다. 이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2.7%를 기록했다. 2024년과 비교해 6.4%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한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공격적 가격 인하로 판매량을 더 늘리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국내 첫 진출 중국 전기차 기업 BYD 외에 올해는 중국 지커와 샤오펑 등 프리미엄 전기차 기업도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전문가들은 정의선 회장이 국내 전기차 판매 가격을 전면 재검토할 시점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가격으로는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과 경쟁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국에서 직접 지커 차량을 타 본 경험으로는 국내에서도 중국 전기차 공세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본다”며 “현대차그룹의 지금과 같은 움직임으로는 내수 시장을 내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나 지커·샤오펑 등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든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로 상품성으로 승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 시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은 최근 테슬라 사례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가 지난해 12월31일 모델3 퍼포먼스 모델은 940만 원, 모델Y 프리미엄 4륜구동(AWD) 모델은 315만 원, 모델Y 프리미엄 후륜구동(RWD) 모델은 300만 원을 각각 인하한다고 발표한 직후 전국 테슬라 전시장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구매자들이 몰렸다.
모델Y는 올해 1분기 재고가 이미 다 팔린 상황이다. 테슬라코리아가 올해는 월 판매량 1만 대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테슬라코리아의 공격적 가격 인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테슬라가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 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중국 공장 재고 문제가 꼽힌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쌓인 재고를 브랜드 인기가 높은 한국에서 할인해서라도 판매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관세로 수익성이 악화됐던 시기에도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하며 미국 점유율을 역대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들이 가격 인하를 앞세워 경쟁을 펼친다면 정 회장도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가격을 인하하려면 인건비나 부품 원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며 “그룹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정책적 지원을 지금보다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 가운데 점유율은 6년 연속 증가했지만, 수입차까지 포함한 전체 내수 시장 점유율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72%대로 떨어지는 등 점유율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수입 전기차 공세까지 거세지고 있어, 정의선 회장이 국내 전기차 판매 가격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기아의 내수 점유율이 감소하는 것은 국산차 판매가 정체를 빚는 데 비해 수입차 판매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데 비해 수입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6%포인트 넘게 떨어진 상황에서, 올해는 BYD 외에 지커, 샤오펑 등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들의 국내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어 전기차 내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테슬라 등 미국 전기차를 비롯해 BYD 등 중국 전기차가 서서히 내수 시장을 잠식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내수 점유율이 머지않아 70%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모두 151만2917대를 판매했다. 2024년에 비해 판매량은 5.1% 늘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만 놓고 보면 점유율이 91.1%로, 2024년보다 0.4%포인트 증가하며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입차 브랜드까지 범위를 넓히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국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72.6%를 기록했다. 2024년과 비교해 1.6%포인트가 감소했다. 지난해 수입차 브랜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7.2%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올해는 국내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차그룹 점유율이 7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 컸다.
올해부터 정부의 자동차 제조사 대상 저공해차 의무 판매 비중이 28%로 높아지면서,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판매량을 더 크게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저공해차 의무 판매 비중은 2030년 50%로 높아진다.
지난해 국내 판매된 전기차는 모두 22만177대다. 이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2.7%를 기록했다. 2024년과 비교해 6.4%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한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공격적 가격 인하로 판매량을 더 늘리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국내 첫 진출 중국 전기차 기업 BYD 외에 올해는 중국 지커와 샤오펑 등 프리미엄 전기차 기업도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전문가들은 정의선 회장이 국내 전기차 판매 가격을 전면 재검토할 시점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가격으로는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과 경쟁이 힘들다는 것이다.
▲ 현대자동차 중형 전기 세단 ‘더 뉴 아이오닉6’. <현대자동차>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중국에서 직접 지커 차량을 타 본 경험으로는 국내에서도 중국 전기차 공세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본다”며 “현대차그룹의 지금과 같은 움직임으로는 내수 시장을 내어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나 지커·샤오펑 등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든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로 상품성으로 승부를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 시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은 최근 테슬라 사례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테슬라코리아가 지난해 12월31일 모델3 퍼포먼스 모델은 940만 원, 모델Y 프리미엄 4륜구동(AWD) 모델은 315만 원, 모델Y 프리미엄 후륜구동(RWD) 모델은 300만 원을 각각 인하한다고 발표한 직후 전국 테슬라 전시장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구매자들이 몰렸다.
모델Y는 올해 1분기 재고가 이미 다 팔린 상황이다. 테슬라코리아가 올해는 월 판매량 1만 대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테슬라코리아의 공격적 가격 인하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테슬라가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 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중국 공장 재고 문제가 꼽힌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쌓인 재고를 브랜드 인기가 높은 한국에서 할인해서라도 판매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관세로 수익성이 악화됐던 시기에도 판매 가격을 올리지 않고 유지하며 미국 점유율을 역대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브랜드들이 가격 인하를 앞세워 경쟁을 펼친다면 정 회장도 점유율 방어를 위해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가격을 인하하려면 인건비나 부품 원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적지 않다”며 “그룹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정책적 지원을 지금보다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