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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 그룹이 잇단 계열사 매각 논란과 사법 리스크, 카카오톡 개편 후폭풍 등으로 어수선했던 2025년을 지나고 올해 전열 재정비에 들어갔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정신아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차기 경영진의 주요 과제로는 인공지능(AI) 사업의 실질적 수익화가 꼽힌다.
▲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정신아 카카오 CA협의체 의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카카오>
16일 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AI를 핵심 동력으로 삼아 차기 성장동력을 증명하는 시기를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카카오는 대내외적으로 몸살을 앓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일부 계열사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고, 카카오톡 친구창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개편은 이용자 반발을 불렀다. 여기에 김범수 창업자와 카카오 법인을 둘러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관련 사법 리스크까지 겹쳐지며 경영 불확실성 악재에 시달렸다.
다만 지난해 카카오가 직면했던 주요 리스크들은 하나 둘 정리되는 모습이다. 구조조정 결과 한때 147곳에 달했던 계열사는 지난해 말 기준 94곳까지 줄었다.
논란이 됐던 일부 계열사 매각은 무산되거나 속도 조절에 들어갔고,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 역시 지난해 12월 기존 친구 목록으로 복원되면서 이용자 반발은 상당 부분 진정됐다. 김범수 창업자와 카카오 법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1심 무죄' 판결로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기 국면이 지나면서 카카오는 빠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 차기 성장성을 실적으로 증명해야 할 시점에 들어섰다. 정신아 대표의 임기 만료가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연임 여부와 함께 향후 경영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가장 큰 시험대는 AI 사업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카카오는 AI를 핵심 성장 축으로 제시해왔지만, 지난해 정부 주도의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공모에서 탈락하는 등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기대보다 더딘 AI 서비스 수익화 역시 핵심 과제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오픈AI와 협력해 ‘챗GPT 포 카카오’를 출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성과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4분기 기준 이용자 수는 약 400만 명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되며, 기존 서비스 대비 뚜렷한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용자 증가세도 제한적이었다. 카카오톡 개편 논란 등 내부 이슈로 관심이 분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챗GPT 포 카카오의 트래픽과 재무 성과가 아직 유의미하게 드러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규 AI 서비스의 성과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 카카오는 지난해 각종 악재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카오>
카카오는 올해를 기점으로 AI 서비스 라인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카카오톡 내부에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순차 도입하고, 연내 검색 기반 AI 서비스인 ‘카나나 서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택시 호출, 페이 송금 등 주요 서비스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결합하고, 외부 파트너를 확장해 카카오톡 내 체류 시간과 전환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부터는 AI가 가장 중요한 신규 매출원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AI 수익화 과제가 무거운 반면 본업의 체력은 비교적 견조하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8조894억 원, 영업이익 687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모빌리티, 금융 등 주요 자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카카오톡 플랫폼 개편 효과로 광고 성장이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 대표는 2024년 신규 선임 이후 AI와 카카오톡 등 본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이어왔다. 그룹 차원의 재편이 마무리된 만큼 올해는 성과를 내야 하는 시점이라는 평가다.
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는 내실을 다지고 시스템을 정비하며 역량을 모아온 응축의 시간이었다”며 “올해는 응축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성장으로 기어를 전환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