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설비 투자 확대가 메모리반도체 하락 사이클을 다시 불러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호황기는 최소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 홍보용 사진.
이는 결국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 사이클이 되돌아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관측이 떠오르는데 인공지능(AI) 산업이 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꿔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14일 증권사 웰스파고 보고서를 인용해 “업계에서 D램 증설 투자에 점차 속도가 붙고 있다는 정보가 들려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2월 중 건설을 재개하는 평택 반도체 공장과 마이크론의 미국 아이다호 투자 계획, SK하이닉스의 19조 원 규모 청주 생산설비 투자 발표가 예시로 제시됐다.
다만 웰스파고는 이러한 투자 효과가 실제로 D램 생산 증가로 이어지는 시기는 일러도 2027년 상반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결국 현재 이어지고 있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도 2027년까지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현재 전례 없는 수준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수요 급증을 제조사들이 따라잡지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생산 능력을 집중하고 있는 점도 D램의 공급 부족이 더욱 심각해지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이에 맞춰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재개하면서 업황이 다시 반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지난 수십 년에 걸쳐 공급 부족과 공급 과잉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사이클 형태의 업황 변화 주기를 반복해 왔다.
호황기가 찾아오면 제조사들이 일제히 시설 투자를 늘려 고객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데 이는 과잉 생산으로 이어져 다시금 불황이 찾아오는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조사기관 프리덤캐피털마켓은 배런스에 “메모리반도체는 전형적으로 업황 사이클에 영향을 받는 산업”이라며 “불황기가 찾아오면 제조사들은 항상 큰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 마이크론 미국 아이다호주 본사 홍보용 사진.
배런스는 “SK하이닉스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인공지능 산업 발전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완전한 구조적 변화를 일으켰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프리덤캐피털마켓은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주장은 과거 메모리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도 계속 나오던 얘기”라며 불황기가 되돌아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인공지능 투자 열풍이 불러온 역대 최고의 메모리반도체 호황도 언젠가는 제조사들의 투자 확대와 과잉 생산에 따라 사그라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프리덤캐피털마켓은 이런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이번에 찾아온 업황 호조는 최소한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설비 투자 확대가 업황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한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전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설비 투자가 과잉 증설을 자제하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의 클린룸 설비가 충분하지 않고 장비 설치와 생산에 걸리는 시간도 최소 2~3년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투자 확대가 당장 업황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결국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 및 가격 강세가 올해 2분기까지 가파르게 이어진 뒤 속도를 점차 늦추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크론 주가가 역사적으로 고평가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메모리반도체 호황 지속 전망을 고려하면 이는 충분히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3일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339.65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12개월에 걸쳐 약 264%에 이르는 상승폭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메모리반도체 호황 지속 전망을 반영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올해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가를 여러 차례 경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