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부정채용 혐의 관련 사법리스크의 '마지막 고비'인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사건인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결과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부정채용' 의혹 대법원 판결 앞둔 하나금융 함영주, 금융권 과거사례 보니

▲ 대법원이 29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 등에 관해 선고한다. <하나금융그룹>


12일 법원에 따르면 함 회장이 하나은행 채용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관한 대법원 판단이 오는 29일 나온다.

대법원은 전날 함 회장과 변호인 등에게 선고기일을 통지했다. 이번 사건이 2023년 12월 대법원에 넘어간 뒤 약 2년 만에 결론이 나는 것이다. 2018년 6월 기소된 뒤로는 약 7년7개월 만이다.

함 회장은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2015~2016년 신입사원 공채에서 인사청탁을 받아 9명을 부당 채용했으며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신입행원 남녀 비율을 4대1로 맞추는 방식으로 채용에 차별을 뒀다는 의혹이 배경이다.

1심은 함 회장이 위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2022년 3월 “피고인이 하나은행 공채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들에 관한 추천 의사를 인사부에 전달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의 지시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2심은 일부 유죄판결로 이를 뒤집었다. 함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2심 재판부는 2023년 11월 “부정 청탁에 따른 채용이 공적 성격이 강한 은행의 공정한 채용 업무를 방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로 인해 정당하게 합격해야 하는 지원자가 탈락했을 것이란 점을 불리한 점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대법원은 사실 관계를 따지지 않고 법리 해석과 적용에 관한 판단을 하는 만큼 원심 결과가 바뀌는 일은 흔치 않다.

실제 법원행정처가 발행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4년 상고심(대법원) 형사공판사건 처리 결과의 파기율은 1.8%에 그친다.

다만 함 회장의 부정채용 개입 혐의를 다루는 이번 사건에 관한 대법원의 판결을 가늠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진행된 금융권 채용비리 관련 재판 사례에서도 서로 다른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2017년 말 금융감독원의 11개 시중은행 현장검사를 촉발했던 우리은행 채용비리 사건에서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됐다.

판결은 2020년 3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2심 내용으로 확정됐다.

이 전 행장은 2015~2017년 우리은행 신입 행원 공개채용 지원자 명단 가운데 합격으로 결정할 지원자에 표시를 남기는 방식으로 개입했다고 알려졌다.

특히 사기업이기는 하지만 공적자금이 투입되기도 하는 은행의 공공성을 고려했을 때 은행장의 부정한 채용 개입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판단도 판결에 영향을 줬다.

1심과 2심은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으나 피해자들의 처벌 의사표시가 없었다는 이유 등으로 2심에서 감형됐다.

반면 함 회장과 같이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렸던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현 은행연합회장)은 2022년 6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인정됐다.

조 전 회장은 신한은행장을 지내던 2015~2016년 신한은행 채용에서 일부 지원자의 부정합격에 관여했고 남녀성비를 3대 1로 조정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1심은 조 전 회장이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사항을 인사부에 알린 것이 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인사담당자에게 지원 사실 등을 알린 것을 합격 지시로 간주하기 어렵고 부정 합격이 의심되는 인원이 정당한 과정을 거쳐 합격했을 수 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금융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보다 최근 사례에서도 공공성과 지시 여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부정채용' 의혹 대법원 판결 앞둔 하나금융 함영주, 금융권 과거사례 보니

▲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하나금융그룹>


위성호 전 신한카드 사장은 2025년 8월 1심 판결에서 업무방해 혐의에 따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위 전 사장이 일부 지원자에 추가 검증 기회를 준 것이 개인적 의사 결정에 따라 해당 전형을 통과시킨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줬다고 짚었다.

현재는 위 전 사장과 검찰이 모두 항소해 2심 재판으로 넘겨졌다.

이처럼 금융권 채용비리 사건을 둘러싼 판례는 무죄부터 실형까지 폭넓게 갈린다. 대법원이 함 회장의 부정채용 혐의를 두고 2년가량 심사숙고한 배경으로도 꼽힌다.

그런 만큼 대법원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선고 기일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함 회장 측에서도 추가 서류 제출, 개인 사유 등을 이유로 선고 연기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선고 연기는 법원의 재량으로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한 대법원 선고공판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개인 사유를 이유로 미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