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으며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가 약세를 보인 와중에 호텔신라 주가가 급등했다.
이 부회장이 특검조사를 받는 등 위기에 처할 때마다 호텔신라 주가는 뛰었는데 이부진 사장이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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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13일 호텔신라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3.44%(1500원) 오른 4만515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호텔신라 우선주 주가는 이날 거래제한폭인 29.99%(1만1650원) 급등해 5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 주가는 올해 들어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9일 4만235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HDC신라면세점이 1월에 흑자로 전환하며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가운데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주가 강세는 면세점 운영에서 실적개선의 빛이 보이는 데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점 외에도 삼성그룹에 대한 특검 수사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 특검은 이날 오전 이재용 부회장과 고위 임원들을 줄줄이 재소환해 뇌물죄 혐의와 관련 삼성그룹 경영승계 과정을 놓고 전방위 조사를 벌였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지원을 받은 혐의 외에도 이 부회장 경영승계 과정에서 이뤄진 삼성그룹 계열사 순환출자해소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등 당국의 지원을 받은 의혹에도 칼끝을 겨누고 있다.
특검은 이런 수사결과를 토대로 곧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삼성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와 밀접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등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증권가에서 ‘이부진 주식’으로 꼽히는 호텔신라 주가는 유독 강세를 나타냈다. 이 부회장의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그룹내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최순실씨가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가 이 부회장을 탐탁지 않아 하고 이부진 사장과 친하다" 말했다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전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