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T 위약금 면제에 가입자 쟁탈전, 신도림 테크노마트 지금 '페이백' 경쟁에 단말기 없어 못 판다

▲ KT의 해킹사고에 따른 위약금 면제 조치로 15만 명 넘는 가입자가 KT를 이탈하면서 이동통신 3사는 '페이백'과 요금제 완화를 내세우며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9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매장에서 이동통신 상담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KT가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 뒤 번호이동 시장이 빠르게 달아오르면서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단기간에 15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KT를 이탈한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유통 현장에서는 페이백(현금 지원) 경쟁이 벌어지고, 최신 단말기는 재고 부족으로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9일 통신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가 지난해 12월31일부터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작한 이후 지난 1월8일까지 9일 동안 KT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1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위약금 부담이 사라지자 그동안 이동을 망설이던 가입자들이 한꺼번에 번호이동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장에서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8일과 9일 이틀 동안 오후 무렵에 찾은 수도권 대표 휴대전화 집단판매 상가인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평일임에도 매장마다 상담을 받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한 매장 점주는 상담 중인 소비자에 “브랜드를 중시하면 S로, 보조금을 더 받고 싶으면 L로 옮기라”라고 말하며 통신사별 조건을 설명했다. 

또 다른 점주는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 이후 평소보다 고객이 3~4배 이상 늘었다”며 “하루 종일 상담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KT에서 이탈하는 가입자는 위약금 면제 조치가 종료되는 13일까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보면 위약금 면제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번호이동이 급증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앞서 SK텔레콤이 지난해 7월 위약금 면제 조치를 10일간 한시적으로 시행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시행 첫날인 7월5일에는 1만660명이 이탈해 1만 명대를 유지했지만, 종료 3일 전인 7월11일에는 이탈 규모가 2만 명을 넘겼고 7월14일에는 4만2027명까지 치솟았다. 해당 기간 동안 SK텔레콤에서 이동한 회선은 약 16만6천 명에 달했다.
 
[현장] KT 위약금 면제에 가입자 쟁탈전, 신도림 테크노마트 지금 '페이백' 경쟁에 단말기 없어 못 판다

▲ 최신 단말기 재고 부족이 통신 3사 가입자 유치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T의 위약금 면제 종료 이후에는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점차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9일 신도림 테크노마트 매장에서 이동통신 가입 상담을 받고 있는 소비자들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KT도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는 10만 원대 요금제 유지가 조건인 경쟁 통신사와 달리, 6만 원대 요금제에서도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 요금을 대폭 낮췄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은 페이백을 앞세워 가입자 유치전에 가세했다.

현장에서는 갤럭시 S25 엣지가 마이너스폰으로 전환됐고, 이미 마이너스폰으로 분류돼 있던 갤럭시S25 기본 모델도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할 경우 20만 원의 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가입 조건을 보면 두 통신사 모두 6개월간 요금제를 유지해야 했지만, SK텔레콤은 10만 원대 요금제, LG유플러스는 11만 원대 요금제를 요구해 SK텔레콤의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이탈했던 가입자가 다시 돌아올 경우, 기존 멤버십 혜택을 복구해주는 마케팅까지 진행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번호이동 확산의 변수로 단말기 재고 부족이 거론된다. 

갤럭시와 아이폰 등 최신 단말기를 찾는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 점포에서는 원하는 기종을 확보하지 못해 번호이동을 주저하는 소비자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한 점주는 “수요가 몰리면서 갤럭시25도 아이폰17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재고만 충분했다면 KT가 1.5배나 2배는 더 많은 고객을 빼앗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물량이 많이 빠진 일부 지역에서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올 수는 있지만, 번호이동 추세가 13일까지 이어져도 전체적으로 단말기 유통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가 끝나면 현재의 과열된 가입자 유치전이 다시 소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점 점주는 “어쨌든 휴대전화를 바꿀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 유리한 시점인 건 맞다”면서도 “당분간 이런 수준의 할인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