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2026년은 '중국 굴기' 원년, 조만호 '세계 최대 쇼핑거리' 정조준

▲ 무신사는 1분기 안에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다이마루백화점 1층에 자체브랜드 전문매장인 '무신사스탠다드' 매장을 낸다. 무신사 중국법인장 링크드인 계정에 올라온 해당 매장 홍보물. <링크드인>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쇼핑거리다. 연간 2억 명 이상의 인구가 오고가는 번화가 중의 번화가로 글로벌 브랜드들이 앞 다퉈 매장을 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무신사도 이런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자체브랜드 전문매장인 ‘무신사스탠다드’의 중국 2호점이 올해 1분기 안에 난징동루에 위치한 대형 백화점에 들어선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는 이러한 번화가를 중심으로 올해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를 중국 성장의 원년으로 만드는 것은 무신사의 기업공개(IPO) 여정에도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4일 무신사 중국법인인 무신사차이나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난징동루에 위치한 다이마루백화점 1층에 무신사스탠다드 입점을 알리는 대형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정확한 매장 개장 시기는 적혀 있지 않다. 다만 무신사는 1분기 안에 매장을 대중에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장은 무신사의 중국 내 3번째 매장이다. 무신사스탠다드 중국 매장으로만 한정하면 2호점이다.

난징동루의 위상을 감안할 때 무신사가 중국에서 인지도를 급격히 끌어올리기 위해 입지 선택에 공을 들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난징동루의 일일 평균 유동인구는 평일 약 30만~50만 명, 주말 80만~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2억 명이 오가는 곳으로 ‘중국 제1의 쇼핑거리’라고 할 수 있다.

춘절이나 국경절 같은 중국의 대형 연휴 기간에는 100만 명이 훌쩍 넘는 사람이 몰려 통행이 통제될 정도다. 파리 샹젤리제, 런던 옥스퍼드거리, 뉴욕 5번가 등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파가 모여드는 거리로 손꼽히는 이유다.

글로벌 브랜드가 매장을 활발히 내는 이유도 여기 있다. 과거만 해도 난징동루에 매장을 내는 브랜드는 중저가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나이키와 아디다스, 레고, M&M 등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난징동루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입점했다.

난징동루와 반대편에 위치한 ‘난징서루’가 명품과 고가 브랜드 중심이라면 이곳은 대중적 쇼핑과 관광을 책임지는 ‘메가 상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무신사로서는 중국 대중과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최대 기회라고 판단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이마루백화점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도 무신사스탠다드 중국 2호점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다이마루백화점은 중국의 상하이신세계와 일본의 다이마루마츠자카야가 합작해 2015년 문을 연 상하이의 대표적인 고급 백화점이다. 내부에 있는 거대한 나선형의 에스컬레이터 덕분에 필수 관광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다이마루백화점은 지하 7층~지하 5층 규모로 실제 영업면적만 4만㎡이 넘는다. 개장 9주년 점포 행사 기간에는 이틀 동안 방문객 12만 명이 오고 간 기록도 남겼다. 등록된 회원 수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다이마루백화점은 그동안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했다. 글로벌 명품을 유치한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대중적 패션 브랜드는 좀처럼 들이지 않고 나름 프리미엄 브랜드 백화점이라는 입지를 다져온 덕분이다.

여기에 무신사스탠다드가 들어간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K패션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소비자들도 즐길 수 있는 브랜드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패션업계는 무신사의 중국 행보를 놓고 조만호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무신사는 2025년 8월부터 기업공개를 공식화했다. 내부에서는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을 바라고 있어 기업공개 시장에서 이른바 ‘대어’로 평가받고 있다.
 
무신사 2026년은 '중국 굴기' 원년, 조만호 '세계 최대 쇼핑거리' 정조준

조만호 무신사 대표이사는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 ㄹ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하지만 무신사가 2024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028억 원을 냈다는 점에서 이런 내부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비상장기업 주식 거래 시장에서 사고 팔리는 무신사의 기업 가치는 4조 원이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중국에서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업계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이미 무신사는 한국에서 중국 고객들에게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무신사는 2025년 9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옛 타오바오몰)에 무신사스탠다드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해당 스토어는 오픈 2조 만에 거래액 5억 원, 방문자 수 120만 이상을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 강남과 명동, 성수, 한남, 홍대 등 외국인 특화 매장 5곳의 중국인 관광객 거래액만 해도 2024년 같은 기간보다 120% 늘었다. 패션 소비의 주된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1020세대의 소비 비중만 40%를 넘을 정도로 무신사는 이미 중국에서 핫한 브랜드가 됐다.

조만호 대표는 이런 수치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소위 ‘되는 곳에 매장을 내자’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 중국 1호점인 ‘상하이 화이하이백성점’은 상하이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화이하이루에 조성됐는데 지하철 3곳이 지나는 산시난루역과 입구가 연결돼 소비자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무신사는 이러한 입지적 강점을 바탕으로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해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조만호는 향후 5년 안에 중국에 무신사 매장을 100개 이상 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200억 원가량인 무신사 해외 매출은 올해 2천억 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