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주요 PC 제조사들이 내년 말까지 메모리반도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전자와 원만한 관계를 구축한 고객사들은 다소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제품 홍보용 이미지.
다만 중국 레노버와 대만 에이수스는 삼성전자와 오래 전부터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다른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30일 “메모리반도체 품귀 현상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특정 PC 제조사들이 최우선 공급 대상으로 분류되며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D램 등 메모리반도체 현물 가격은 올해 초 대비 최고 5배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PC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3분기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물량 부족을 이유로 장기 계약을 피하면서 가격 책정에도 고객사와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지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2026년 말까지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품 공급망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결국 PC 제조사들이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재고 부족으로 불확실한 수급 상황에 놓이면서 본격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선호하는 일부 PC 제조사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과 레노버, 에이수스와 델이 이러한 목록에 포함된다.
먼저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의 판매량으로 막대한 수요를 책임지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제조사와 안정적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에 가장 적합한 기업으로 꼽혔다.
레노버와 에이수스는 삼성전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메모리반도체 물량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디지타임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의 관계는 긴밀하다”며 “이는 레노버가 최우선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에이수스의 경우 과거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OLED) 사업을 지원하며 좋은 관계를 구축한 데 따라 메모리반도체 공급에도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메모리반도체 최대 공급사인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왔는지가 주요 PC 제조사들의 내년 성패를 가르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델은 미국에 정부 프로젝트를 비롯한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마이크론과 원활한 공급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상위 기업의 공급 물량 부족에 빈 자리를 채우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중국 기업들은 현재 국가 차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DR5 규격 D램 등 전략적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며 “물량이 가장 부족한 DDR4 D램 공급 부족 완화에 기여하는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