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그로크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 증권사의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구글 등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을 견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로크의 언어 처리장치(LPU)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구글을 비롯한 맞춤형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그로크의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얻게 된 만큼 자연히 이들을 견제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투자전문지 인베스팅닷컴은 26일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는 인공지능 추론 시장에 전략적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는 증권사 베어드의 분석을 전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200억 달러(약 28조9천억 원)를 투자해 그로크의 인공지능 추론 기술에 접근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인수에 가까운 투자 형태지만 그로크의 사업은 독립적으로 유지된다.
조너선 로스 그로크 CEO는 구글 맞춤형 텐서 프로세서(TPU)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주역으로 꼽힌다.
구글이 최근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 발전 성과를 과시하며 엔비디아의 경쟁사로 떠오른 만큼 이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베어드는 보고서를 내고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생태계 우위가 그로크 플랫폼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과 같은 맞춤형 반도체 기업이 소프트웨어 측면의 약점 때문에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그로크는 엔비디아를 등에 업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의미다.
자연히 그로크가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구글을 비롯한 경쟁사의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엔비디아가 그로크와 협력으로 구글 등 경쟁사를 견제하는 효과를 내게 된 셈이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는 그동안 인공지능 학습에 적합하고 전력 효율과 비용 경쟁력이 중요한 추론 분야에서는 구글을 비롯한 기업의 맞춤형 반도체와 비교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로크와 전략적 협력으로 이러한 약점을 해소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확보했다.
베어드는 이번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275달러로 유지했다. 직전 거래일인 24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188.6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