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025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는 123조 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국내 ETF시장은 올해 6월 시장 순자산 규모가 20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반년 만에 300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상품은 S&P500, 나스닥100 등 미국 증시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나타났다.
2023년까지만 해도 국내 ETF시장 순자산총액 상위 5위 안에 해외 주식형 ETF가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 장기 투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시장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원자력과 방산 테마 ETF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을 둘러싼 패권경쟁과 국방·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수혜 기대가 집중되면서 관련 상품의 성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2월23일까지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TF 가운데 자금 순유입이 가장 많은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로 집계됐다. 이 기간 TIGER 미국S&P500에는 4조178억 원이 순유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이 각각 순유입 2조8809억 원과 2조3285억 원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5위에도 ‘TIGER 미국나스닥100’이 올랐다. 이 상품에는 올해 1조8077억 원이 몰렸다.
범위를 채권형, 혼합형 등을 포함하는 국내 ETF 시장 전체로 넓혀도 미국 대표지수형 상품은 전통적으로 대규모 뭉칫돈이 몰리는 파킹형 상품인 머니머켓 ETF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TIGER 미국S&P500과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은 각각 자금 순유입 2위와 4위, 5위에 올랐다.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봐도 미국 대표지수형 ETF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은 23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서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이다.
TIGER 미국S&P500 순자산은 2023년 말 2조1684억 원에서 2024년 7조2678억 원을 거쳐 현재는 12조6176억 원으로 불어났다. 2020년 8월 상장한 뒤 5년이 채 되지 않아 시장 1위를 낚아챘다.
이밖에도 TIGER 미국나스닥100(7조3328억 원) KODEX S&P500(7조1480억 원) KODEX 미국나스닥100(4조6583억 원) 등 미국 대표지수형 4개 상품이 순자산총액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 ETF시장 순자산총액 상위권에는 금리형, 채권형 상품이 6개로 가장 많았고 코스피200지수 투자 상품도 2자리를 차지했는데 자금의 흐름이 확연하게 바뀐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ETF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연금계좌에서 적립식으로 미국 대표지수 ETF를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 노후 준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2026년에는 미국 중간선거로 트럼프 정부의 증시 부양책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유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하면 S&P500 등 투자수요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대표지수로 몰렸지만 성과 측면에서는 정책 수혜가 집중된 국내 테마형 ETF가 시장을 압도했다.
2025년 국내 ETF시장 수익률 상위권은 원자력, 방산 테마 상품이 차지했다.
2025년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전체 ETF시장 수익률 1위에는 국내 원전테마 상품인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가 올랐다. HANARO 원자력iSelect는 올해 들어 172.92% 뛰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이 168.88% 상승하며 2025년 ETF 수익률 2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는 148.61% 상승하면서 5위에 들었다. 이들 상품은 이름에 들어간 K에서 알 수 있듯 국내 방산주에 투자한다.
원자력과 방산, 조선 등 일명 ‘조방원’ 테마는 올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상반기부터 증시 주도주로 떠올랐다. 하반기 들어 바이오 등 새로운 테마군 상품들이 부각되면서 살짝 주춤하기도 했지만 연간 수익률 톱 자리는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해외 테마주가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것과도 비교된다.
지난해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서학개미(98.7%)’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91.2%)’ 등 인공지능과미국 증시 대표주가 수익률 1·2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글로벌시장에서 인공지능 인프라와 우주항공분야 등 투자 확대 기조가 계속되면서 반도체와 더불어 원자력 등 에너지, 방산 관련분야 ETF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올해 원자력과 방산 테마 ETF 수익률 급등은 정책 기대가 크게 반영된 결과인 데다 상승폭도 컸던 만큼 단기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점으로 꼽힌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팀장은 “2025년 주도 섹터인 'K방산'은 풍부한 수주 잔고와 신규 수출 모멘텀을 바탕으로 2026년에도 구조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와 피지컬 AI(휴머노이드)가 시장의 새로운 핵심 테마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팀장은 “내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환율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국내 증시 부양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며 “수급 개선 수혜가 예상되는 저평가된 국내 우량 기업과 정책 수혜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
국내 ETF시장은 올해 6월 시장 순자산 규모가 20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불과 반년 만에 300조 원 시대를 눈앞에 두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300조 원 시대를 바라보는 가운데 올해 자금유입은 미국 대표지수형에 몰렸고 수익률 상위권은 원자력, 방산 테마 상품이 차지했다.
올해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상품은 S&P500, 나스닥100 등 미국 증시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나타났다.
2023년까지만 해도 국내 ETF시장 순자산총액 상위 5위 안에 해외 주식형 ETF가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 증시 장기 투자 수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시장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원자력과 방산 테마 ETF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을 둘러싼 패권경쟁과 국방·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수혜 기대가 집중되면서 관련 상품의 성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2월23일까지 국내에 상장된 주식형 ETF 가운데 자금 순유입이 가장 많은 상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로 집계됐다. 이 기간 TIGER 미국S&P500에는 4조178억 원이 순유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과 ‘KODEX 미국나스닥100’이 각각 순유입 2조8809억 원과 2조3285억 원으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5위에도 ‘TIGER 미국나스닥100’이 올랐다. 이 상품에는 올해 1조8077억 원이 몰렸다.
범위를 채권형, 혼합형 등을 포함하는 국내 ETF 시장 전체로 넓혀도 미국 대표지수형 상품은 전통적으로 대규모 뭉칫돈이 몰리는 파킹형 상품인 머니머켓 ETF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TIGER 미국S&P500과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은 각각 자금 순유입 2위와 4위, 5위에 올랐다.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봐도 미국 대표지수형 ETF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은 23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서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품이다.
TIGER 미국S&P500 순자산은 2023년 말 2조1684억 원에서 2024년 7조2678억 원을 거쳐 현재는 12조6176억 원으로 불어났다. 2020년 8월 상장한 뒤 5년이 채 되지 않아 시장 1위를 낚아챘다.
이밖에도 TIGER 미국나스닥100(7조3328억 원) KODEX S&P500(7조1480억 원) KODEX 미국나스닥100(4조6583억 원) 등 미국 대표지수형 4개 상품이 순자산총액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 ETF시장 순자산총액 상위권에는 금리형, 채권형 상품이 6개로 가장 많았고 코스피200지수 투자 상품도 2자리를 차지했는데 자금의 흐름이 확연하게 바뀐 것이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 ETF 순자산이 2025년 10월 10조 원, 12월23일 기준으로는 12조 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ETF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연금계좌에서 적립식으로 미국 대표지수 ETF를 투자하는 것이 대표적 노후 준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2026년에는 미국 중간선거로 트럼프 정부의 증시 부양책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유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하면 S&P500 등 투자수요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 대표지수로 몰렸지만 성과 측면에서는 정책 수혜가 집중된 국내 테마형 ETF가 시장을 압도했다.
2025년 국내 ETF시장 수익률 상위권은 원자력, 방산 테마 상품이 차지했다.
2025년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전체 ETF시장 수익률 1위에는 국내 원전테마 상품인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가 올랐다. HANARO 원자력iSelect는 올해 들어 172.92% 뛰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이 168.88% 상승하며 2025년 ETF 수익률 2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방산&우주’는 148.61% 상승하면서 5위에 들었다. 이들 상품은 이름에 들어간 K에서 알 수 있듯 국내 방산주에 투자한다.
원자력과 방산, 조선 등 일명 ‘조방원’ 테마는 올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상반기부터 증시 주도주로 떠올랐다. 하반기 들어 바이오 등 새로운 테마군 상품들이 부각되면서 살짝 주춤하기도 했지만 연간 수익률 톱 자리는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해외 테마주가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것과도 비교된다.
지난해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서학개미(98.7%)’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91.2%)’ 등 인공지능과미국 증시 대표주가 수익률 1·2위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글로벌시장에서 인공지능 인프라와 우주항공분야 등 투자 확대 기조가 계속되면서 반도체와 더불어 원자력 등 에너지, 방산 관련분야 ETF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올해 원자력과 방산 테마 ETF 수익률 급등은 정책 기대가 크게 반영된 결과인 데다 상승폭도 컸던 만큼 단기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점으로 꼽힌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팀장은 “2025년 주도 섹터인 'K방산'은 풍부한 수주 잔고와 신규 수출 모멘텀을 바탕으로 2026년에도 구조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와 피지컬 AI(휴머노이드)가 시장의 새로운 핵심 테마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팀장은 “내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환율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국내 증시 부양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며 “수급 개선 수혜가 예상되는 저평가된 국내 우량 기업과 정책 수혜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