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역대급 호황' 효과 중국에 퍼진다, "SMIC 파운드리 단가 10% 인상"

▲ 중국 SMIC가 자국 고객사들의 주문량 증가에 따른 공장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파운드리 단가를 대폭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SMIC 반도체 공장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가 공장 가동률 상승에 힘입어 반도체 위탁생산 단가를 대폭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고객사들이 물량 부족을 우려해 비용 절감보다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면서 반도체 제조사들에 유리한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미국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SMIC의 최근 행보는 코로나19 사태 뒤 이어진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완전히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SMIC가 최근 파운드리 고객사들에 10% 안팎의 반도체 단가 인상을 통보했다는 조사기관 트렌드포스 및 복수의 중국언론 보도가 근거로 제시됐다.

인공지능(AI) 및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사양 반도체 파운드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SMIC의 공장 가동률 상승과 유리한 가격 책정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톰스하드웨어는 “SMIC는 수요 강세로 가동률 하락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에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쉽지 않았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SMIC를 포함한 중국 파운드리 업체의 반도체 생산능력 대비 출하량은 대체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분기 기준 SMIC의 전체 가동률은 95.8%로 직전 분기보다 약 3.3%포인트 상승했다. 화홍반도체의 가동률은 109.5%를 기록해 설계된 용량 대비 초과치를 보였다.

톰스하드웨어는 SMIC가 미국 정부의 기술 규제로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는 상황에도 자국 고객사들의 강력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국가의 파운드리 업체에 공급망을 의존하던 중국 고객사들이 점차 자국 기업에서 제조한 반도체를 구매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10% 수준의 파운드리 가격 상승은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톰스하드웨어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상위 파운드리 업체들도 최근 원가 상승을 반영해 반도체 위탁생산 단가를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MIC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직접적 경쟁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반도체 가격 강세가 시장 전반에 자리잡은 흐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의미다.

파운드리 고객사들이 안정적 공급망 유지를 위해 장기 계약 체결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화되는 점도 SMIC의 가격 인상 및 수익성 확보에 유리한 요소로 꼽혔다.

톰스하드웨어는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최첨단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