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8 공급망 리스크 '이중고', TSMC 2나노·메모리반도체 물량 부족

▲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18 시리즈 공급망 확보에 메모리반도체 및 TSMC 2나노 파운드리 물량 부족으로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애플 '아이폰 에어' 전시용 제품 사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내년 출시할 신형 ‘아이폰18’ 시리즈 생산 물량 확보와 원가 안정화에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 아이폰용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하는 TSMC의 2나노 파운드리 품귀 현상이 예상되는 한편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전문지 폰아레나는 24일 “TSMC가 아이폰18에 탑재될 프로세서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한다면 애플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내년 출시하는 신형 아이폰용 A20 프로세서에 처음으로 TSMC 2나노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다.

아이폰15 프로 모델부터 올해 출시한 아이폰17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애플은 계속 TSMC의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해 왔다.

따라서 아이폰18 시리즈에 2나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은 이미 2나노 프로세서 공급 부족을 우려해 TSMC의 초기 반도체 생산능력 절반 정도를 선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의 2나노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이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TSMC의 2나노 반도체 생산 수율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예상보다 수율이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 공급 물량도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용 프로세서뿐 아니라 맥북과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M시리즈 프로세서 역시 TSMC의 첨단 파운드리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TSMC의 2나노 공급 부족 사태가 현실화되면 내년부터 주요 제품의 물량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해져 실적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애플 아이폰18 공급망 리스크 '이중고', TSMC 2나노·메모리반도체 물량 부족

▲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애플 기기에 탑재되는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도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물량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폰 및 PC 제조사들은 우선순위가 밀려 충분한 메모리반도체를 확보하기 어려워졌고 불리한 가격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커졌다.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는 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의 분석을 인용해 “현재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공급 가능한 물량은 많은 자금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들에 먼저 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원가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데이터서버용 반도체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전자제품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등 기기의 판매가격 대비 원가를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빅테크 기업들처럼 지나치게 높은 단가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EE타임스는 내년 2분기까지 메모리반도체 평균 가격이 지금보다 약 50% 상승할 수 있다는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예측도 전했다.

결국 애플이 내년 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와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을 극복하고 물량 확보와 원가 관리에 모두 성공하기는 녹록치 않은 과제로 남게 됐다.

이는 내년 출시되는 신형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에 부담을 안길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