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년 나란히 AI 에이전트 국내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내년 중 AI 에이전트 출시를 예고하며 국내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치열한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22일 정보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챗봇을 넘어선 에이전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주 챗GPT 내에서 타사 앱 실행을 허용하는 구조를 공개하고 앱 입점 접수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대화 도중 특정 앱을 실행할 수 있고 관련 정보를 묻거나 예약을 하는 등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AI로 진화하겠다는 신호로 향후 챗GPT에 검색과 쇼핑 등이 다양한 서비스가 결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도 앞다둬 에이전트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도 흐름은 유사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년을 기점으로 에이전트 AI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각자의 강점을 살린 전략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는 검색과 커머스를, 카카오는 메신저를 중심으로 에이전트 기능을 결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국내 이용자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로컬 서비스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초기 시장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의 중심이 플랫폼 주도권과 에이전트 생태계의 선점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이미 대규모 이용자와 서비스를 확보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서 경쟁에 나서는 구도”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내년 커머스와 검색 영역에서 에이전트 활용도를 단계적으로 높인 뒤 통합 에이전트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1분기 출시될 쇼핑 AI 에이전트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서 작동하며 개인의 구매 이력과 취향을 분석해 제품 추천부터 옵션 제안,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탐색 기능을 강화하고 커머스 및 광고 매출의 극대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검색과 쇼핑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커머스 영역은 성과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AI를 접목하기에 유리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어 2분기에는 AI 검색 서비스인 ‘AI 탭’을 선보일 예정이다. 검색 결과를 넘어 예약과 결제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구글의 ‘AI 오버뷰’나 ‘AI 모드’와 유사한 방향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컨퍼런스에서 “그동안 검색 서비스가 네이버의 대표적인 정체성이었다면, 앞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실제로 수행해주는 에이전트 서비스로 정체성을 전환하겠다”며 “내년 여름께 AI 탭이 출시되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통합 에이전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는 지난 10월 카카오톡에 오픈AI의 챗GPT 서비스를 연동한 ‘챗지피티 포 카카오’ 서비스를 출시했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결합을 통한 ‘초개인화 비서’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1분기 중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선보이고 연내에는 검색 에이전트 ‘카나나 서치’를 정식 출시한다. 카카오는 이미 지난 10월 챗GPT와 메신저를 결합한 서비스를 공개했고 현재 비공개 베타 테스트 중인 카나나를 통해 이용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카나나는 채팅방 안에서 챗봇 형태로 호출되거나 대화 맥락을 이해한 AI 에이전트가 먼저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해 카카오의 그룹 서비스나 외부 입점 앱을 호출·실행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이용자 대화를 기반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개입하는 것이 특징으로 향후 서비스 연결 수수료와 광고 등이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금용 계열사를 활용해 송금 등 기능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챗GPT 포 카카오톡’을 시작했지만 카카오톡 지면 개편에 대한 노이즈 지속으로 새 AI 서비스보단 카카오톡 피드에 관심이 집중됐다”며 “친구탭 복원이 끝난 지금 이제부터는 AI 서비스로 만회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