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하면서 한국의 수출을 주도해왔던 철강·조선·방산 산업계에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조선 업계는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가 구체화되면서, 내년부터 큰 사업적 기회이자 녹록치 않은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방산 업계도 글로벌 방산 자주화 기조에 맞춰 수출기회가 늘어났지만, 방산 수출이 기술·안보·경제에 이르는 전반적 협력을 요구하는 국가 간 패키지 사업으로 변모함에 따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철강 업계는 기존의 업황 침체 장기화에 더해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무역장벽 강화와 친환경 규제 등의 본격화로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판 깔린 한미 협력에 K조선 빅3 ‘3사3색’ 전략, 내년 한중일 경쟁 더 치열해진다
올해 내내 한국 조선 업계를 달궜던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가 내년에는 성과를 가시화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에 근간이 될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한국·일본 조선소의 손을 내밀었다. 한국 조선 업계에는 새로운 사업기회이자 녹록지 않을 도전이 될 ‘미국 조선업 재건’이라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총 1500억 달러의 대미 조선 생태계 투자를 주도할 한국 조선사 ‘빅3’는 각기 다른 전략을 들고 미국 선박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내년 마스가의 과실을 향유할 조선소가 어디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하고 선박 공동건조, 현지 조선소 공동투자 등 기존 미국 조선 업계가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시시피주·버지니아주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는 헌팅턴잉걸스와 군수지원함 공동건조를 시작으로 미국 내 블록·자재 공급, 조선소 공동투자에서 협력하고 있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와는 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한 상선과 항만크레인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이와 함께 HD현대가 지난 8월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탈-산업은행과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하면서, HD현대-서버러스캐피탈의 향후 미국 내 조선업 투자·인수대상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에 한화오션의 생산역량을 이식하고,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도크·안벽·블록 생산기지를 증설, 현재 1~1.5척 수준의 연간 건조능력을 연간 20척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12월12일 호주정부의 승인을 받아 현지 조선기업 오스탈 지분을 19.9%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오스탈의 미국 법인 오스탈USA가 운영하는 앨라배마주 소재 군함 조선소를 통해 군함 건조, 핵추진원자력 잠수함 블록납품 등 한미 조선협력을 군함 분야까지 넓힐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 조선 업계가 미국 현지 진출을 우선 전략으로 삼은 것은 미국 내 선박 건조를 골자로 하는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이 존재 때문이다. 현재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마스가 협력의 양상이 한국·일본·필리핀·베트남 등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한편 내년 한국 조선 업계는 ‘주력 선종’인 LNG운반선 발주 싸이클 강세에 힘입어 중국과 수주점유율 격차를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최종 투자결정(FID)이 내려진 LNG프로젝트의 규모는 연간생산량 기준 8400만 톤(Mtpa)인데, 프랑스 LNG기업 GTT에 따르면 이는 LNG운반선 약 150척이 투입되어야 하는 생산량이다. 여기에 선령이 오래되고 출력효율이 낮은 증기터빈(스팀터빈) 방식의 LNG운반선 폐선이 본격화 되면 발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세계 조선 발주량이 2024년보다 약 40%까지 감소했음에도 한국 조선 업계는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의 발주 흐름에 올라타 ‘74대17(2024년 연간 기준)’까지 벌어졌던 중국과 글로벌 수주 점유율을 ‘59대22’까지 따라 잡는데 성공했다.
물론 2025년 중국과 일본에서 정부 주도의 대형 조선소 간 통합이 일어나면서 한·중·일 ‘조선 삼국지’는 내년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6월 1위 기업 이마바리조선이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 지분을 확대(30%→60%)했고, 중국에서도 지난 8월 1위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이 2위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을 합병했다. 한국에서도 HD현대그룹에서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해외조선 사업 총괄법인 설립 등 조선 부문 사업 재편이 실시됐다.
국가별 조선소 간 합병의 기대효과는 △수주 경쟁력 강화(한국) △국가 차원에서의 조선산업 경쟁력 회복(일본) △규모의 경제 달성·트럼프 규제 대응(중국) 등 각기 다르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조선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바라보고, 치열해져가는 글로벌 조선 업계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선택과 집중’ 혹은 ‘규모의 경제 달성’이라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철강 높아지는 관세장벽·탄소규제에 내년에도 고전, 구조조정 본격화할지 주목
한국 철강 업계는 내년에도 △중국 저가 철강 과잉공급 △국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더해 △주요국 무역장벽 강화 △탄소 배출 규제 본격화 등으로 내년에도 시름이 깊을 전망이다.
한국 철강 업계는 지난 4월부터 매겨진 미국 정부의 외국산 철강 품목관세 25%(6월 50%로 인상)로 대미 철강 수출량이 연중 급감하면서 대미 철강 수출금액이 급감했다.
내년에는 유럽연합(EU)가 역내 철강 무관세 도입량을 연간 1870만 톤으로 기존보다 47% 축소하기로 결정했고, 캐나다 정부도 철강 저율관세할당량을 기존의 75% 수준으로 낮추고, 철강 파생상품에 관세 25%를 매기기로 했다. 이밖에 멕시코 정부도 내년 1월부터 철강을 포함 1463개 품목에 5~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한국 철강 주요 수출국가들의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 부동산·건설경기 지표(신규주택가격지수, 건설업활동지수)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철강 ‘밀어내기 수출’로 악화된 업황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국내 철강 업계는 중국의 철강 감산, 외국산 철강에 대한 한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정책 변수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철강 산업에 대한 지원·구조조정을 예고한 만큼, 2026년은 국내 철강 업계에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 산업통상부가 내놓은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은 △설비 구조조정 △수출 보증 상품 신설 △수입산 철강 반덤핑 관세조치 △우회수출 차단 강화 △고부가 철강 연구개발 지원 등을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같은 달 국회를 통과한 ‘K스틸법’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녹색철강기술 개발 및 투자에 대한 보조금·융자·세금 감면·생산비용 지원 △녹색철강특구 조성 및 규제 혁신 등을 담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이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본격 시행하고, 한국 정부가 ‘4차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종전보다 상향 조정하는 등 친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철강 업계에 탄소 배출권 구매 비용부담이 본격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방산 빅4 수주잔고 100조 원 돌파, 안보·경제·기술 협력 패키지 전략 필요
K방산은 올해도 가파른 실적 상승을 이어갔으며 올해 말 주요 방산기업들의 합산 수주잔고가 역대 최고 수준인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방산시장이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판매국-구매국 간 경제·안보·기술 등에서 협력을 요구하는 ‘국가 간 패키지’ 거래로 성격이 변화함에 따라 한국 방산 업계가 앞으로도 수주 동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주포 K9은 2026년에는 스웨덴(40문), 스페인(128문) 등에 수출에 도전하고 있으며, 다연장로켓 천무는 노르웨이에서 독일의 ‘HIMARS’와 사업자 선정을 두고 경장하고 있다. 또 미국 포병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차륜형 K9’의 수출을 추진하는 등 해외수출에 도전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이라크(250여대 도입 전망), 루마니아 등으로 향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는 올해 8월 폴란드 2차 수출계약, 12월 페루육군과 K2 전차 54대·차륜형 장갑차 K808 141대 등의 대형 수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성 높은 일감을 확보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첫 수출 계약 체결여부가 여전히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공동 개발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내년 수출모델 개발 완료를 앞둔 가운데 최근 아랍에미리트, 필리핀 등 정부가 KF-21 도입을 검토한다는 현지보도가 나오고 있다.
경공격기 FA-50도 내년 이집트(36대 도입 검토)에서 수출계약이 기대되며, 2027년 1월~3월 사이 수출계약 체결이 예상되는 미국 해군 고등훈련기 사업도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내년 입찰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K방산은 해외 수주확대에 힘입어 수주잔고 100조 원 돌파가 확실한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방산 5개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LIG넥스원·현대로템·한화시스템의 수주잔고는 99조66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방산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제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프로젝트에서 한화오션이 스웨덴 사브에 밀린 점이 대표 예시다. 방위산업 수출이 좋은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추후 국가 간 경제협력, 상대국 방산물자 구매 등 ‘안보·경제·기술 협력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재희 기자
조선 업계는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가 구체화되면서, 내년부터 큰 사업적 기회이자 녹록치 않은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방산 업계도 글로벌 방산 자주화 기조에 맞춰 수출기회가 늘어났지만, 방산 수출이 기술·안보·경제에 이르는 전반적 협력을 요구하는 국가 간 패키지 사업으로 변모함에 따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철강 업계는 기존의 업황 침체 장기화에 더해 트럼프가 시작한 관세 무역장벽 강화와 친환경 규제 등의 본격화로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올해 한국 조선 산업에 가장 큰 변화이자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마스가'를 상징하는 모자. <신영증권>
올해 내내 한국 조선 업계를 달궜던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가 내년에는 성과를 가시화할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에 근간이 될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추기 위해 한국·일본 조선소의 손을 내밀었다. 한국 조선 업계에는 새로운 사업기회이자 녹록지 않을 도전이 될 ‘미국 조선업 재건’이라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총 1500억 달러의 대미 조선 생태계 투자를 주도할 한국 조선사 ‘빅3’는 각기 다른 전략을 들고 미국 선박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가운데 내년 마스가의 과실을 향유할 조선소가 어디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현지 조선소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하고 선박 공동건조, 현지 조선소 공동투자 등 기존 미국 조선 업계가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미시시피주·버지니아주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는 헌팅턴잉걸스와 군수지원함 공동건조를 시작으로 미국 내 블록·자재 공급, 조선소 공동투자에서 협력하고 있다. 또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한 에디슨슈에스트오프쇼어와는 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한 상선과 항만크레인 분야에서 협력키로 했다.
이와 함께 HD현대가 지난 8월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탈-산업은행과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하면서, HD현대-서버러스캐피탈의 향후 미국 내 조선업 투자·인수대상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에 한화오션의 생산역량을 이식하고, 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도크·안벽·블록 생산기지를 증설, 현재 1~1.5척 수준의 연간 건조능력을 연간 20척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12월12일 호주정부의 승인을 받아 현지 조선기업 오스탈 지분을 19.9%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오스탈의 미국 법인 오스탈USA가 운영하는 앨라배마주 소재 군함 조선소를 통해 군함 건조, 핵추진원자력 잠수함 블록납품 등 한미 조선협력을 군함 분야까지 넓힐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 조선 업계가 미국 현지 진출을 우선 전략으로 삼은 것은 미국 내 선박 건조를 골자로 하는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이 존재 때문이다. 현재 법률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마스가 협력의 양상이 한국·일본·필리핀·베트남 등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한편 내년 한국 조선 업계는 ‘주력 선종’인 LNG운반선 발주 싸이클 강세에 힘입어 중국과 수주점유율 격차를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최종 투자결정(FID)이 내려진 LNG프로젝트의 규모는 연간생산량 기준 8400만 톤(Mtpa)인데, 프랑스 LNG기업 GTT에 따르면 이는 LNG운반선 약 150척이 투입되어야 하는 생산량이다. 여기에 선령이 오래되고 출력효율이 낮은 증기터빈(스팀터빈) 방식의 LNG운반선 폐선이 본격화 되면 발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세계 조선 발주량이 2024년보다 약 40%까지 감소했음에도 한국 조선 업계는 주요 컨테이너선사들의 발주 흐름에 올라타 ‘74대17(2024년 연간 기준)’까지 벌어졌던 중국과 글로벌 수주 점유율을 ‘59대22’까지 따라 잡는데 성공했다.
물론 2025년 중국과 일본에서 정부 주도의 대형 조선소 간 통합이 일어나면서 한·중·일 ‘조선 삼국지’는 내년 더욱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6월 1위 기업 이마바리조선이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 지분을 확대(30%→60%)했고, 중국에서도 지난 8월 1위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이 2위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을 합병했다. 한국에서도 HD현대그룹에서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합병, 해외조선 사업 총괄법인 설립 등 조선 부문 사업 재편이 실시됐다.
국가별 조선소 간 합병의 기대효과는 △수주 경쟁력 강화(한국) △국가 차원에서의 조선산업 경쟁력 회복(일본) △규모의 경제 달성·트럼프 규제 대응(중국) 등 각기 다르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조선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바라보고, 치열해져가는 글로벌 조선 업계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한 ‘선택과 집중’ 혹은 ‘규모의 경제 달성’이라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국내 철강 업계는 내년에도 각국의 관세 장벽,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업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철강 업계는 내년에도 △중국 저가 철강 과잉공급 △국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더해 △주요국 무역장벽 강화 △탄소 배출 규제 본격화 등으로 내년에도 시름이 깊을 전망이다.
한국 철강 업계는 지난 4월부터 매겨진 미국 정부의 외국산 철강 품목관세 25%(6월 50%로 인상)로 대미 철강 수출량이 연중 급감하면서 대미 철강 수출금액이 급감했다.
내년에는 유럽연합(EU)가 역내 철강 무관세 도입량을 연간 1870만 톤으로 기존보다 47% 축소하기로 결정했고, 캐나다 정부도 철강 저율관세할당량을 기존의 75% 수준으로 낮추고, 철강 파생상품에 관세 25%를 매기기로 했다. 이밖에 멕시코 정부도 내년 1월부터 철강을 포함 1463개 품목에 5~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한국 철강 주요 수출국가들의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내 부동산·건설경기 지표(신규주택가격지수, 건설업활동지수)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의 철강 ‘밀어내기 수출’로 악화된 업황의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국내 철강 업계는 중국의 철강 감산, 외국산 철강에 대한 한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정책 변수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철강 산업에 대한 지원·구조조정을 예고한 만큼, 2026년은 국내 철강 업계에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월 산업통상부가 내놓은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은 △설비 구조조정 △수출 보증 상품 신설 △수입산 철강 반덤핑 관세조치 △우회수출 차단 강화 △고부가 철강 연구개발 지원 등을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같은 달 국회를 통과한 ‘K스틸법’은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녹색철강기술 개발 및 투자에 대한 보조금·융자·세금 감면·생산비용 지원 △녹색철강특구 조성 및 규제 혁신 등을 담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이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본격 시행하고, 한국 정부가 ‘4차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종전보다 상향 조정하는 등 친환경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철강 업계에 탄소 배출권 구매 비용부담이 본격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방산기업들이 해외 수출 호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방산 거래를 국가간 경제, 기술, 안보 협력과 연계한 국가간 패키지 협력을 전제로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K방산은 올해도 가파른 실적 상승을 이어갔으며 올해 말 주요 방산기업들의 합산 수주잔고가 역대 최고 수준인 1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글로벌 방산시장이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판매국-구매국 간 경제·안보·기술 등에서 협력을 요구하는 ‘국가 간 패키지’ 거래로 성격이 변화함에 따라 한국 방산 업계가 앞으로도 수주 동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주포 K9은 2026년에는 스웨덴(40문), 스페인(128문) 등에 수출에 도전하고 있으며, 다연장로켓 천무는 노르웨이에서 독일의 ‘HIMARS’와 사업자 선정을 두고 경장하고 있다. 또 미국 포병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차륜형 K9’의 수출을 추진하는 등 해외수출에 도전하고 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이라크(250여대 도입 전망), 루마니아 등으로 향할 예정이다.
앞서 회사는 올해 8월 폴란드 2차 수출계약, 12월 페루육군과 K2 전차 54대·차륜형 장갑차 K808 141대 등의 대형 수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성 높은 일감을 확보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첫 수출 계약 체결여부가 여전히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공동 개발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내년 수출모델 개발 완료를 앞둔 가운데 최근 아랍에미리트, 필리핀 등 정부가 KF-21 도입을 검토한다는 현지보도가 나오고 있다.
경공격기 FA-50도 내년 이집트(36대 도입 검토)에서 수출계약이 기대되며, 2027년 1월~3월 사이 수출계약 체결이 예상되는 미국 해군 고등훈련기 사업도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내년 입찰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 K방산은 해외 수주확대에 힘입어 수주잔고 100조 원 돌파가 확실한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방산 5개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LIG넥스원·현대로템·한화시스템의 수주잔고는 99조66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방산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제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폴란드 오르카 잠수함 프로젝트에서 한화오션이 스웨덴 사브에 밀린 점이 대표 예시다. 방위산업 수출이 좋은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추후 국가 간 경제협력, 상대국 방산물자 구매 등 ‘안보·경제·기술 협력 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