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5세대 실손보험 도입 눈앞, 전문가들 "비급여 항목·중복지급 관리 강화" 한목소리

▲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8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동자아트홀에서 열린 ‘공·사 건강보험 상생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실손보험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운영되려면 더 정교한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8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동자아트홀에서 ‘공·사 건강보험 상생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 환영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안 원장은 국내 실손보험 시장이 가입자 약 3500만 명에 이를 만큼 규모가 크다고 짚었다. 이처럼 국민 실생활과 밀접하며 건강보험 정책과도 연계된 만큼 실손보험 개편은 중요도가 높은 과제로 꼽힌다.

보험연구원이 연 이번 세미나에서는 보험과 의료계 전문가들이 실손보험 개편과 의료개혁 등에 따른 공·사보험 지속가능성과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의료개혁 환경 변화 속 실손보험 지속가능성 제고와 공·사 건강보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의료비 증가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모두 재정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며 “정책당국은 적정 의료 이용을 유도하고자 비급여 관리 강화와 실손보험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 손해율은 1~4세대 모두 100%를 웃돌았다. 2025년 3분기 기준 1~4세대 합산 위험손해율은 119.3%로 파악됐다.

또 지급보험금 가운데 도수치료와 비급여 주사제와 같은 비중증 비급여 항목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에 2026년 초 도입될 5세대 실손보험은 중증질환 중심으로 보장을 강화하고 비중증 비급여항목 과잉 이용을 억제하는 구조로 개편된다”고 말했다. 
[현장] 5세대 실손보험 도입 눈앞, 전문가들 "비급여 항목·중복지급 관리 강화" 한목소리

▲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8일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동자아트홀에서 열린 ‘공·사 건강보험 상생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개선안을 살펴보면 실손보험 자기부담률은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돼 보건당국과 정책 연계성을 강화한다. 비급여는 중증 비급여(특약1)와 비중증 비급여(특약2)로 구분돼 비중증 비급여 보장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보험 적용대상과 범위를 명확히 해 과잉진료 위험을 덜어야 한다는 방향성도 제시됐다.

감사원 분석에 따르면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사이 청구 정보 불일치도가 높고 허위 및 이상청구 가능성이 있다. 두 제도 사이 이중지급 문제로 재정 누수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와 같은 여러 요소를 고려해 5세대 실손보험이 도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비급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의료기술 재평가에 따른 비급여 정보 비대칭 완화 △관리급여 제도를 활용한 과잉 비급여 관리 △비급여관리법 제정 및 비급여 가격 규제 등이 제시됐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사이 중복지급 차단 및 이상청구 방지를 목표로 공·사보험 정보를 연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5세대 실손보험 연착륙과 공·사 건강보험 건전화를 목표로 비급여 관리 중심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책당국과 보험업계가 긴밀히 협력해 의료개혁 정책과 실손보험 제도가 정합적으로 작동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