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두산밥캣이 미국과 유럽의 소형 건설기계 시장 동시 석권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캇 박(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력 시장인 미국의 건설기계 수요 회복 기대감 커지는 데다 든든한 재무체력을 바탕으로 삼아 유럽 주요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영토 확장을 바라보고 있다.
 
두산밥캣 미국와 유럽 소형 건설기계 동시 석권 겨냥, 스캇 박 재무체력도 든든

▲ 스캇 박(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부회장이 든든한 재무체력을 바탕으로 유럽 소형 건설기계 1위 기업을 인수해 사업 영토 확장까지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이 독일 소형 건설장비 제조회사 바커노이슨(Wacker Neuson SE) 인수를 검토할 만한 충분한 재무상태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재무상태는 바커노이슨 인수거래를 추진할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바커노이슨은 1848년에 설립된 건설장비 업체로 유럽 지역 소형 건설기계 분야의 최강자로 꼽힌다. 시가총액은 20억 달러(약 2조4958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밥캣은 바커노이슨 지분 63%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공개매수 방식으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알려진 지분 비율대로 인수를 진행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12억5천만 달러(약 1조8407억 원)의 인수대금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두산밥캣은 3분기 말 기준 14억700만 달러(약 2조1585억 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 현금에서 총차입금을 제외해도 1억7400만 달러가 남아 순현금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부채비율도 74.5%로 차입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제조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100% 이하를 안정적 수준으로 본다.

이외에도 스캇 박 부회장으로서는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건설기계 수요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실적을 확대할 기회까지 맞이하며 바커노이슨 인수를 보다 여유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 미국와 유럽 소형 건설기계 동시 석권 겨냥, 스캇 박 재무체력도 든든

▲ 스캇 박 부회장이 미국 시장에서 건설기계 수요 회복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단단한 재무 체력을 바탕으로 바커노이슨 인수를 보다 여유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스캇 박 부회장이 올해 2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성장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두산밥캣>


미국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할부·리스·대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활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는 두산밥캣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4.25%인 미국 정책금리 상단이 올해 말 3.75%, 내년 말 3.2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내년 두산밥캣 부채비율이 60%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별 점유율 측면에서도 바커노이슨 인수의 당위성을 확인할 수 있다. 두산밥캣 매출의 73%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구조인 반면, 바커노이슨은 지역별 매출 비중이 미주 20%, 유럽 80%로 각자 장점이 뚜렷하다.

두 기업은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인 만큼 두산밥캣이 바커노이슨을 인수할 경우 안정적으로 신규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가 기대된다.

다만 경쟁사들의 견제 속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DOJ),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등 주요 지역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두산밥캣은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EDTX), 국제무역위원회(ITC), 유럽 통합 특허법원(UPC), 독일 연방법원 등에 글로벌 1위 소형 건설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를 상대로 14건의 특허 소송을 제기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두산밥캣을 겨냥한 견제 강도는 더욱 높아질 여지가 크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바커노이슨 인수를 놓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