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메리츠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최근 들어 잦은 오류를 내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금융권은 물론 산업계 전반이 해킹 이슈를 대처하지 못해 빈축을 사고 있는 터에 빈번한 MTS 오류는 고객 불안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서다.
 
메리츠증권 '해킹 이슈'때 MTS 또 오류, 장원재 리테일 '공든 탑' 차질 빚나

장원재 메리츠증권 S&T·리테일 부문 대표이사 사장.


장원재 메리츠증권 세일즈 앤 트레이딩(S&T)·리테일 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새로운 MTS 출시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메리츠증권에서 벌어진 주식거래 관련 오류는 모두 5건이다.

전날 오전에는 미국 증시 마감 뒤 메리츠증권 MTS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일부 고객에게 타인의 미국 주식 체결 내역을 알려주는 푸시알림이 송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알림에는 주식 계약을 체결한 다른 고객의 이름과 체결 종목, 시점, 매수가 등이 포함됐다.

최근 쿠팡과 통신사들의 해킹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라, 고객들의 불안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단순 오류로 푸시 알림이 잘못 발송됐다”며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한 달 전 쯤에도 MTS 오류로 물의를 빚었다.

올해 10월29일 메리츠증권 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작동이 대폭 느려지거나 접속이 되지 않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당시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던 시점이라 투자자들의 불편도 더욱 컸다.

이에 앞서 올해 5월6일에는 약 1시간 동안 미국주식 거래 주문이 체결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19일에는 미국 주식 주문 오류, 올해 2월21일에는 미국 주식 합병 비율 산정 오류도 겪었다.

이처럼 잦은 거래 오류는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지속될 경우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장원재 대표로선 올해 쌓아올린 리테일 기반을 정착시키기 위해 잦은 거래오류를 해결해야하는 숙제가 떠올랐다.

장 대표는 최근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리테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2024년 11월부터 2026년 12월까지 Super365 계좌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미국 주식 거래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 유관기관 수수료 등을 전면 면제하고 있다.

장 대표의 ‘수수료 제로’ 전략은 증시 활황과 맞물려 리테일 고객층 크게 늘어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메리츠증권 '해킹 이슈'때 MTS 또 오류, 장원재 리테일 '공든 탑' 차질 빚나

▲ 메리츠증권은 올해 리테일 기반 확보 성과를 거뒀다.


메리츠금융지주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메리츠증권 리테일 고객수는 32만1천 명으로, 지난해 3분기 말 16만6천 명보다 93.4%가량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말 고객 예탁자산은 41조9천억 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약 63.7% 늘었다.

장 대표는 수수료 정책으로 확보한 고객층이 메리츠 MTS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새로운 MTS가 충성고객 확보 전략의 핵심이다.

다만 최근 잦은 MTS 사고를 겪으면서, 새 MTS 도입 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기존 MTS 안정성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거래 안정성’은 소비자들이 MTS를 선택할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증권사 앱(애플리케이션) 선택 시 ‘거래 속도 및 안전성’을 가장 크게 고려하는 소비자 비중은 13.3%로 파악됐다.

‘앱 편의성 및 디자인’(31.4%)과 ‘거래수수료’(31.4%)에 이은 3위다.

장 대표의 임기 측면에서도 잦은 오류는 반갑지 않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 끝난다.

장 대표의 올해 성과를 고려하면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연임을 앞두고 리테일 관련 악재가 발생한 것은 우려 요소로 지목된다.

메리츠증권은 고객에게 발송한 안내 메시지에서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거듭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향후 동일한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 정비와 점검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재방 방지를 약속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