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4사의 관계자가 삼각김밥을 데워 먹어야 할 지와 관련한 의견을 들려줬다. <사진 각 사>
23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편의점 삼각김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지를 두고 열린 투표에 누리꾼 약 1만3천 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데워 먹는다”는 답변이 40%, “그냥 먹는다”는 답변이 60%를 차지했다. 포장지에는 데워 먹기를 권장하지만 그냥 먹는 소비자 비율이 더 많은 것이다.
“데워 먹는다”는 의견의 댓글로는 차게 먹으면 밥이 딱딱하다는 것과 제육볶음 등 내용물은 따뜻해야 맛있다는 것 등이 있었다. 반면 “그냥 먹는다”는 의견으로는 데우면 김이 눅눅하고 질겨진다는 것, 차게 먹어야 라면 국물과 어울린다는 것 등이 제시됐다.
이를 두고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개인의 취향 차이”라며 “이렇게 드셔야 한다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차가운 게 싫어서 데워 먹는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데우지 않고 그냥 먹는 까닭으로 김의 바삭함을 꼽았다. GS25에서는 이러한 소비자를 공략한 제품을 출시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관계자는 “GS25는 바삭한 김을 좋아하는 소비자를 고려해 ‘바삭김밥’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며 “김밥 카테고리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바삭김밥은 김과 밥 사이 필름을 넣어 김이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해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도록 한 제품이다.
절충 의견도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포장지에 나와 있는 것보다 시간을 조금 줄여서 데워 먹는 것을 선호한다”며 “김의 바삭함은 잃고 싶지 않은데 너무 차가운 밥은 싫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삼각김밥을 부숴서 국물 음식과 같이 먹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떡볶이나 면 제품에 삼각김밥을 부숴 함께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방식이다. 혹은 제조를 마친 국물 음식에 차가운 삼각김밥을 말아 먹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세븐일레븐은 삼각김밥 온도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바로잇’이라는 정온 푸드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정온 푸드는 삼각김밥 등 간편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울 필요 없이 따뜻하게 바로 먹을 수 있도록 20도에 보관 판매하는 제품이다.
▲ 편의점마다 다양한 맛의 삼각김밥을 내놓고 있다. < BGF리테일 >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바로잇 삼각김밥은 20도 수준에서 관리되기 때문에 김이 바삭바삭하면서도 차갑지 않다”고 말했다.
직접 상품을 기획하는 상품기획자(MD)의 의견도 물어봤다. 이마트24에서 삼각김밥을 담당하는 한 상품기획자는 “삼각김밥 등 FF(프레시푸드) 상품은 냉장 배송으로 점포에 입고되기 때문에 밥이 냉기를 흡수해 딱딱해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마트24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전자레인지 등으로 가열한 뒤의 식감까지 고려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개인적으로도 전자레인지로 따뜻하게 가열한 뒤 취식하는 것이 토핑의 식감을 더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해 데워 먹는 것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GS25의 상품기획자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김밥과 삼각김밥은 냉장 배송과 냉장 진열 상태에서도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조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즐겨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며 “대부분의 상품에 권장 전자레인지 조리 시간을 표기해 데웠을 때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기준 시간보다 10~20초 덜 데워 먹는 것을 선호한다”며 “데워 먹을 때는 밥만 살짝 풀어지고 속재료는 너무 뜨겁지 않을 정도로 데워졌을 때 가장 맛있다”고 덧붙였다.
삼각김밥의 종주국인 일본에서는 데우지 않고 그냥 먹는 비율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데우지 않는다”는 답변이 59.1%로 가장 많았다. “가끔 혹은 재료에 따라 데운다”가 35.8%, “항상 데운다”가 5%로 뒤를 이었다. 데우는 이유로는 “맛이 더 좋아서”가 63.8%로 가장 많은 답변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에 처음 삼각김밥이 출시된 것은 1990년대 초였다. 세븐일레븐이 당시 일본에서 팔던 삼각김밥인 ‘파리코’를 들여와 판매하며 시작됐다. 이후 삼각김밥은 편의점의 주력 상품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모든 편의점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꼽는 가장 인기 있는 삼각김밥 제품은 ‘참치마요’였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