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계룡건설이 올해 들어 외형 축소에도 공공공사 중심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자체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공공공사 ‘강자’ 입지를 토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민간참여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 공공공사로 수익성 방어, 이승찬 자체사업 어려움 LH 통해 만회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


21일 계룡건설에 따르면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률 9.21%를 기록했다. 1분기 5.31%, 2분기 7.13% 등에 이어 올해 들어 상승세가 이어졌다.

계룡건설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영업이익률을 10%를 바라보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3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470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3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33억 원으로 49.43% 증가했다.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이 올해 초 건설업계 불확실성을 경계하며 보수적 태도를 강조한 전략이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계룡그룹 55주년 창립기념식에서 “건설업계를 둘러싼 모든 지표가 고난의 연속을 예고하고 있다”며 “안정적 수주와 보수적 재무관리에 힘쓰며 변수를 제어하고 상황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계룡건설의 올해 수익성 개선 배경으로는 강점을 지닌 공공공사가 꼽힌다. 건설경기 침체 속에 안정적 수익원으로 여겨지는 관급공사가 버팀목이 된 것이다.

계룡건설의 3분기 수행 공사 163건 가운데 127건이 관급공사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관급공사 수익인식액 비중도 3분기 누적 기준 전체의 48%로 지난해 같은 기간(40%)보다 높아졌다. 올해 1분기에는 50%, 2분기에는 49%를 차지했다.

공공공사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룡건설 실적을 지탱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급공사 계약 잔액은 3분기 말 기준 3조5575억 원으로 민간공사 계약 잔액(1조6291억 원)의 2배 수준을 넘어선다. 
 
계룡건설 공공공사로 수익성 방어, 이승찬 자체사업 어려움 LH 통해 만회

▲ 3분기 누적 계룡건설 신규 수주실적에 자체사업은 없었다.


다만 계룡건설은 수익성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자체사업에서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체사업은 주로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건설사가 시행과 시공을 모두 도맡는 만큼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들어 3분기 누적 계룡건설 신규 수주실적에 자체사업은 없었다. 올해 3분기 매출 기준 건축과 토목 부문은 각각 4%, 7% 늘었지만 자체사업은 74% 가량 줄었다. 

지난 9월초 분양에 돌입한 자체사업에서도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초기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인천 ‘엘리프 검단 포레듀’는 국민평형 84㎡을 포함한 세대 대부분이 1·2순위 신청에서 미달이 났다.

이에 이 회장도 자체사업을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창립기념식에서도 개발사업은 물량 중심 수주보다도 초기흥행률을 높이고 이미 수주된 것의 마무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계룡건설은 앞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민간참여사업을 확대해 수익구조를 안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LH는 오는 2027년까지 현재 25% 수준인 민참사업 비중을 연간 인허가 물량의 30%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도 취임 뒤 LH 개혁을 추진하며 '땅 장사'에 치중하기보다 민참사업을 주도적으로 확대해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이에 따라 계룡건설과 금호건설 등 그동안 공공공사에서 강점을 보인 중견 건설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만큼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계룡건설은 올해 들어 LH 사업을 연이어 따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4605억 원 규모 LH의 대전 동구 소제동 민간참여 주거환경개선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밖에 올해 11월까지 LH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평택 고덕동 공공주택 공사 등 모두 4건의 계약을 체결했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는 송파 창의혁신 공공주택 1건을 계약했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상황이 어렵지만 계룡건설은 원가율 개선에 성공하며 3분기 영업이익률을 상당히 끌어올렸다”며 “LH 민간참여사업 비중을 늘려 안정적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