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잘 하면 15% 달리면 6%, 은행권 특판적금으로 고객 증시이탈 막는다

▲ 은행권이 연 30%대 고금리부터 러닝, 게임 등 콘텐츠를 결합한 이색 특판적금 상품으로 수신고객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은행권이 다양한 특판 상품으로 수신고객의 주식시장으로 이탈 방지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로 자금이탈이 계속되면서 은행들은 연 30% 고금리부터 게임, 러닝 등 생활 콘텐츠를 결합한 적금 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신상품 종류가 갈수록 다양해지는 만큼 기본금리와 납입한도 등을 꼼꼼히 따져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예·적금 만기 등으로 자금 이동이 많은 연말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특판 상품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5만 좌 한정으로 연 최고금리 15%의 ‘IBK랜덤게임적금’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 연 1%에 마케팅 동의에 우대금리 연 1%포인트, 게임에 승리할 때마다 연 0.1%포인트씩 최고 연 13%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적금 계좌에 입금을 할 때마다 게임티켓이 1개 제공되고 무작위로 열리는 가위바위보, 주사위 홀짝, 참참참 등 승리확률 50% 게임에서 이기면 우대금리를 받는다. 게임티켓은 하루 최대 2개를 받을 수 있다. 적금 납입기간 동안 최대 200번의 게임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부지런히 입금하고 게임을 해서 100회 승리하면 최대 연 12%, 130회 승리하면 최대 1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IBK랜덤게임적금은 100일 만기 적금이다. 납입한도는 하루 1천 원 이상 5만 원 이하로 최대 500만 원을 납입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러닝 챌린지 서비스인 ‘신한 20+뛰어요’ 참여 고객을 위한 적금상품으로 ‘한달부터 적금20+뛰어요’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12월15일까지 4만2195좌 한정으로 판매한다. 가입기간은 마라톤 완주거리를 반영해 10주, 20주, 42주 가운데 선택할 수 있고 매주 최소 1천 원, 최대 10만 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기본금리는 연 1.8%, 러닝대회 완주 등에 우대금리를 최대 연 4.8%포인트까지 제공해 최대 연 6.6% 금리를 누릴 수 있다.

이밖에도 NH농협은행은 14일부터 선착순 3만 좌 한정으로 ‘NH대박7적금’ 판매를 시작했다. 

NH대박7적금은 1999년 농협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선보였던 비대면 예금상품인 ‘e뱅킹 예금’ 출시 25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상품이다. 1999년 당시 적금 금리였던 연 7.1%를 제공한다.

기본금리 연 2.3%에 급여실적 3개월 이상이면 우대금리 0.5%포인트, NH올원뱅크를 통한 가입에 0.5%포인트, 농협은행 첫 거래고객에 연 3.8%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한다. 이 상품의 가입기간은 1년이고 납입한도는 월 최대 30만 원이다. 

은행들은 최근 주요 예금금리도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Star정기예금 금리를 2.70%로 0.0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신한은행 쏠편한정기예금 금리는 2.65%에서 2.75%로 올랐다.

12개월 만기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과 우리은행도 WON플러스예금 금리는 각각 2.80%로 인상됐다.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금리는 2.86%로 상향됐다.
 
게임 잘 하면 15% 달리면 6%, 은행권 특판적금으로 고객 증시이탈 막는다

▲ SBI저축은행이 최고 연 30% 금리를 제공하는 '한달적금 with 교보' 적금을 12월31일까지 3만 좌 한도로 판매한다. < SBI저축은행 >


저축은행에서도 특판 예금이 나오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12월31일까지 3만 좌 한도로 연 최고 30% 금리를 제공하는 ‘한달적금 위드(with) 교보’ 적금을 판매한다. 이 상품은 연 5% 기본금리에 교보생명 앱 가입 및 마케팅 동의 요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연 25%포인트 추가로 지급한다. 

한달적금 with 교보는 가입기간이 31일인 초단기 상품이다. 납입한도는 하루 5천원과 1만 원 중 선택할 수 있다.

하루 5천 원을 납입하고 우대금리 요건을 모두 채워 연 30% 이자를 받는다면 한 달 뒤 만기해지할 때 받을 예상이자는 2038원이다. 1만 원을 납입하면 4076원을 이자로 받는다.

단 SBI저축은행 한달적금 가입자에게는 추가 사은품 혜택이 있다. 적금 가입자는 모두 교보문고 전자책 플랫폼 샘(Sam) 3개월 구독 할인권과 출석체크 성공 시 교보문고 교환권 쿠폰 최대 3천원 권 등 모두 3만 원 상당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새해를 맞이해보자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연말연초 한 달 저축을 하면서 교보문고 구독권 할인을 챙기는 ‘일거양득’ 재미를 노려볼 만하다.

은행권에서 잇달아 특판 상품을 내놓은 것은 증시 활황과 관련이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4천 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이 고공행진하면서 은행권 예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2025년 10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564억 원으로 집계됐다. 9월 말과 비교해 한 달 사이에 21조8675억 원이 빠져나갔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연말은 신규 고객 유치에 좋은 시기”라며 “수신잔액 확보뿐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 강화 효과 등 측면에서도 은행권에서 이색 수신상품 경쟁은 계속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