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주력 산업자재 부문에서 수익성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은 타이어코드 증설과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설비 구축에 들어갈 투자금 마련에도 한결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타이어코드 판매 확대 반가운 이유, 허성 설비투자금 마련 숨통

▲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이 타이어코드 증설과 mPPO 등 설비 구축에 들어갈 투자금 마련에 숨통이 트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코오롱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최근 타이어코드 분야에서 영업이익 크게 높아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기존 고객사에 타이어코드 납품 물량이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한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1806억 원, 영업이익 269억 원을 기록했다. 타이어코드를 포함한 산업자재 부문에서 매출 5933억 원, 영업이익 222억원을 냈는데 이는 직전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1분기와 2분기 100억 원 안팎을 기록했으나 다시 200억 원대를 회복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에게 타이어코드 판매 실적은 전체 사업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타이어 내구성과 안정성을 높일 목적에서 들어가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인 타이어코드와 관련해 세계 시장 점유율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2위 기업이다. 

특히 최근에는 상대적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 타이어코드에 아라미드 소재가 적용된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무게가 더 나가는 전기차용 타이어에 주로 활용된다.

전기차용 타이어가 배터리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성능을 요구하면서 하이브리드 타이어코드 판매 역시 함께 늘어나는 것이다

허성 사장으로서는 핵심 제품인 타이어코드의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설비 투자 자금 마련에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허 사장은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주요 사업부를 중심으로 원료 구매부터 생산, 출하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관리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하며 생산 및 운영 효율화 전략에 힘쓰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초 베트남 타이어코드 공장에 300억 원을 투입해 열처리 설비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타이어코드 생산 공정은 △섬유의 기본 물성을 구현하는 ‘방사’ △섬유에 강력을 부여해 직물 형태로 만드는 ‘연사·제직’ △타이어와의 접착력과 형태 안정성을 확보하는 ‘열처리’ 등 세 단계로 이뤄진다. 

이번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코오롱인더스트리 베트남 공장의 타이어코드 생산능력은 연간 3만6천 톤에서 5만7천 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놓고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던 원가 경쟁력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초고속통신과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에 사용되는 새로운 에폭시 수지인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소재 관련 생산 설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6년 2분기까지 김천2공장에 약 34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타이어코드 판매 확대 반가운 이유, 허성 설비투자금 마련 숨통

▲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6년 2분기까지 김천2공장에 약 340억 원을 투자해 변성 mPPO 소재 관련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 사진은 mPPO(우측)와 이를 적용한 CCL의 모습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내놓는 mPPO는 동박적층판(CCL)에 최고 수준의 절전 성능을 제공하는 고부가 소재로 동일한 용도의 에폭시 수지와 비교해 전기 차단 능력이 3~5배 우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mPPO 소재를 놓고 “AI 반도체 기판 소재 생산 라인이 내년 상반기 완료되면 연매출 1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또 다른 주요 제품인 아라미드 분야에서는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라미드는 차세대 고부가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은 데다 공급과잉이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수요가 점차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허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2026년 하반기 아라미드 사업의 흑자전환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에게 미국의 광대역 인터넷 인프라 구축 지원법(BEAD)과 중국 5G 통신망 투자 확대에 따른 광케이블 수요 회복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라미드 설비 가동률도 2분기 70%에서 3분기 80%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